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은 "시장의 신뢰만 회복되면 대우 구조조정이 성공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최고
경영자 하계세미나 강연을 통해 대우문제가 빚어진 배경과 해결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대우의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도 이날 세미나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우
문제는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풀어날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동요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25일 경제정책조정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위기는 국내 금융시장이 넘어야 하는 사실상 마지막 고비"라며 "시장 자체가
살아 있어야 투자자들도 있는 만큼 다같이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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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대우가 발표한 "구조조정 가속화를 위한 실천방안"은 대우가
다른 4개 재벌과 함께 약속한 구조조정계획 추진상황이 여타 재벌에 비해
매우 부진한 결과 초래된 유동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우는 당초 99년말까지 총 13조6천원에 달하는 자구노력으로 부채를 줄이고
국내외에서 자본금을 늘려 부채비율 2백%를 달성하기로 했으나 2.4분기까지
추진실적이 부진했던게 사실이다.

추진실적이 부진한 것은 두가지 요인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첫째는 총수의 구조개혁 의지와 노력이 분명한가이며 둘째는 총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신장의 신뢰가 없기 때문인가로 볼 수 있다.

19일 발표문을 통해 대우는 다른 재벌에 비해 구조개혁이 1년 이상 늦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올들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문제는 총수의 의지가 강해도 시장에서 이를 확연히 눈에 보이도록
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시장의 신뢰는 가시적 성과가 있을 때만 생겨나기 때문이다.

오늘날 경제 현실은 정부가 총수의 개혁의지를 믿고 안믿고는 중요하지
않다.

시장의 신뢰 여부가 중요하다.

이는 증시를 통해 나타나는 국내외 투자자 반응과 국내외 금융기관의 평가
등이 결정하는 것이다.

이런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대우는 회장의 사재 1조3천억원을 포함해 총
10조원 규모의 자산을 채권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하고 채권단에 임의처분권
을 부여한 것이다.

채권단은 이 담보자산을 근거로 대우의 유동성 애로를 해결해줄 것으로
예상하며 그 경우에도 대우의 총 부채규모는 증가하는 것은 아니며 초단기
부채를 6개월의 중기부채로 전환해 주는 것이므로 롤오버(Roll-over)에
해당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완수
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는 것이다.

대우는 구조조정의 목표가 대우자동차와 (주)대우 중심의 전문그룹으로
재편하는 것임을 재확인하고 있으며 나머지 계열사는 어떤 형태로든 정리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우차와 (주)대우는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이를 건실한 기업
으로 생존시키기 위해서는 부채를 대폭 줄이거나 국내외 자본으로 증자해야
한다.

이런 자본 참여는 부채를 먼저 줄여야 가능한게 오늘의 현실이다.

따라서 대우가 이번에 제공한 10조원의 담보자산은 당장은 단기자금의
롤오버를 가능케하는 방편으로 활용되지만 결국은 2개 생존 목표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처분 대상 자산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요한 것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는 대우가 자산을 처분할
현금으로 빠른 속도로 부채를 줄일 때만 회복 가능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대우 외국 현지법인의 부채를 우려하고 있으나 현지법인의
대종을 이루는 자동차와 전자산업 분야의 현지법인들이 매각과 합작 등을
통해 구조조정될 것으로 알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우 구조개혁과 관련해 정부는 그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

특히 최근에 유동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부도처리될 경우 경제에 미칠
충격, 워크아웃 방식에 의할 경우 많은 협력업체들이 받게될 충격을 우려해
왔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이런 충격을 줄이면서도 대우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연장.증폭시키는 것이 아니라 축소.치유하는 방안이 없을까 고민해
왔다.

19일 대우가 발표한 방안이 단기적인 충격을 줄이면서 근본적 치유책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런 대우의 노력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 정리=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