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햄버거 브랜드"인 롯데리아와 "세계 최대의 햄버거 브랜드"인
맥도날드가 한국시장에서 패권을 다투고 있다.

맥도날드는 점포를 대대적으로 늘리며 선두자리를 노리고 있다.

반면 롯데리아는 한국에선 결코 "햄버거 왕좌"를 내줄 수 없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맥도날드는 코카콜라와 함께 미국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기업.

햄버거에 관한 한 세계 최강자이며 1백15개 국가의 2만5천여개 점포에서
햄버거를 팔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햄버거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롯데리아에 눌려 2위에 머물고 있다.

롯데리아보다 9년 늦은 88년에야 한국에 진출, 시장을 선점당한 탓이다.

그러나 요즘 맥도날드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맥도날드는 올해 들어 16개 점포를 새로 열었다.

연말까지 21개 점포를 추가할 계획이다.

한해에만 점포를 37개나 늘리는 셈이다.

지난해 14개 점포를 늘린데 비하면 대단한 공격경영인 셈이다.

최근에는 부산극장점을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5백50석)로 확장, 눈길을
끌었다.

물론 점포수로는 아직 롯데리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롯데리아 점포는 4백25개에 달하는 반면 맥도날드 점포는 1백44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맥도날드 점포는 규모가 크고 대부분 직영점이다.

가맹점 위주인 롯데리아에 비해 강점이 있다.

지난해 점포당 평균매출에서는 맥도날드(8억여원)가 롯데리아(6억여원)보다
많았다.

맥도날드의 강점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막강한 브랜드 파워.

세계 어느 도시를 가든 맥도날드 점포를 찾을 수 있다.

이런 까닭에 해외여행자들이 늘면서 맥도날드는 가만히 앉아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게다가 싼 가격, 친절한 서비스, 철저한 위생관리 등으로 수도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패스트푸드점으로서는 최고의 인지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롯데리아의 파워도 결코 만만치 않다.

롯데리아는 올해 들어 맥도날드보다 더 공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롯데리아는 상반기에만 14개 점포를 늘렸고 하반기엔 46개 점포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맥도날드가 더 잠식하기 전에 시장을 선점해놓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맥도날드가 주름잡고 있는 서울 명동에 2개의 점포를 잇따라
개점하고 맥도날드와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다.

롯데리아의 강점은 한국인 입맛에 맞는 햄버거를 만든다는 점이다.

롯데리아는 90년대 들어 "햄버거 독립"을 기치로 내걸고 한국식 햄버거
개발에 힘을 쏟았다.

미국 햄버거업체들에 맞서는 방법은 이것 밖에 없다고 판단했던 것.

이 전략은 성공을 거뒀고 롯데리아는 한국인 입맛에 맞는 햄버거를 파는
패스트푸드점으로 인정받게 됐다.

롯데리아의 대표적 햄버거는 7년전 발매된 불고기버거다.

이 햄버거는 패티(갈아 만든 고기덩이)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불고기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이 햄버거는 지난해 "IMF경제난"을 거치면서 롯데리아 매출의 15~20%를
차지하는 인기 메뉴로 자리를 굳혔다.

이제는 작년말 나온 불갈비버거, 지난 5월 발매된 라이스버거와 함께
롯데리아의 "한국식 햄버거 3총사"로 불린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가 주도권을 다투면서 한국 햄버거시장은 두 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이에 버거킹이 최근 점포확장을 선언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버거킹은 지난해엔 점포를 단 하나도 늘리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4개나 늘렸고 하반기에 11개를 더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작년말 49개였던 점포수가 연말이면 64개가 된다.

햄버거업체들의 선두경쟁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맥도날드측은 "장기적으로 선두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그러나 롯데리아측은 "결코 왕좌는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
싸움 결과는 시간이 갈수록 시선을 끌고 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