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사태를 계기로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시각이 차가와졌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벌써 그 냉기가 느껴진다.

지난 20일 5년만기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는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증시에 상장된 DR(주식예탁증서) 가격도 급락했다.

무디스, S&P 등 신용평가기관들도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상당기간
미룰 태세다.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은 지난달 5억달러를 순매도한데 이어 이달들어서도
7억달러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의 불만은 간단하다.

"대우를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것인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등 외국금융기관들은 대우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임시방편적
성격이 짙다고 평했다.

이는 달리 표현하면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불신감"이다(김준일 KDI 연구위원).

그동안에도 외국인 투자자들과 외국언론들은 구조조정 속도에 불만과 의심의
눈길을 보내 왔다.

지난 9일자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에서의 직접투자를 "외계인과의 결혼"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같은 시각을 벗어나려면 "구조조정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추진하는 길밖에
없다"(조윤제 서강대 교수).

우선 대우를 시장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반년이 넘게 끌고 있는 제일.서울은행 매각도 조속히 타결해야 한다.

한때는 "헐값 매각" 시비도 일었지만 이제는 그럴때가 아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