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보험그룹인 알리안츠가 제일생명 지분 72%를 매입, 경영권을 인수했다.

제일생명은 업계 4위 규모다.

제일생명은 20일 알리안츠가 조양그룹이 갖고 있던 제일생명 지분 72%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28%의 지분은 오는 8월중 알리안츠에 넘어간다.

조양그룹과 알리안츠간의 제일생명 매각계약은 지난 6월12일 체결됐다.

매각대금은 두 회사가 비밀을 지킨다는 협약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4천5백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알리안츠는 자본금 38억원의 제일생명을 영업권을 포함해 주당
58만원에 매입한 것이 된다.

이 회사는 이날 오전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이태식 사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미셸 캉패뉴 알리안츠 한국생명보험 대표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박남규 회장과 박재우 부회장 등 조양그룹 일가는 이사진에서 물러나 경영
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알리안츠에 인수된 후에도 제일생명 이름은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이름을 바꾸는 경우에도 알리안츠 계열사라는 점을 알리는 차원에서
"알리안츠그룹 제일생명" 정도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통해 회사이름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안다"며 "완전히 새로운 상호를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안츠측은 지분인수와 동시에 현 제일생명 경영진과 함께 발전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제일생명 관계자는 앞으로 1백일 동안은 장기 사업방향을 정립한다는게
알리안츠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제일생명을 인수한 알리안츠의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은 내년초
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부터는 삼성 교보 등 기존 보험사와의 한판 시장경쟁이 불가피한 상황
이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