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하는 부위로 본다.
따라서 신장의 정기가 충만하면 모발이 윤기나고 부드럽지만 반대로 정기가
부족하면 모발의 윤기가 없고 거칠어지며 뻣뻣해진다.
잘 끊어지거나 빠지는 것도 같은 원인으로 본다.
모발은 또한 폐장의 기운을 받아서 피부와 함께 체내로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방어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모발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탈모증이다.
갑자기 머리에 동전 크기만하게 머리카락이 빠지는 원형탈모증은 대개
단기간의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비교적 장기간 서서히 머리가 빠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신장의 정기가
쇠약해져서 모발에 충분한 기운이 공급되지 못함으로써 생긴 경우가 대부분
이다.
하지만 음혈이 부족해 생긴 경우나 혈열 한습사 어혈 등으로 인한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원형탈모증은 정기를 보충해 주면서 울체된 기운을 풀어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발이 일찍 변색되는 경우 역시 정기 부족일 가능성이 크다.
혈열로 인한 문제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 비해 모발에 지나치게 기름이 많이 끼는 경우는 체내에 습열의
사기가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습열의 사기를 걷어내야 기름기가 줄어든다.
고서에는 여자에게 수염이 나지 않은 이유가 월경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피를 잃기 때문이라고 적혀 있다.
이는 모발 또한 정혈에 의해 생성, 유지됨을 말하는 것이라 하겠다.
반면 지나치게 모발이나 수염이 빨리 자라는 경우는 음허하여 양기가
과도하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보음법으로 치료한다.
박영배 <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