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의 마녀" 루이나이웨이(36) 9단과 여류바둑 기대주인 이지현(20)초단이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여류국수 타이틀을 놓고 격돌했다.

16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제6기 여류국수전 결승3번기 제1국에서 두선수는
초반부터 싸움바둑을 펼치며 공세적으로 나갔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한국통신하이텔이 협찬한 이번 대회는 세계 여류
최고봉인 루이9단이 한국기원 객원기사로 국내바둑 정상을 노크하는 첫대회
여서 국내외 바둑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대국은 철처한 기싸움의 바둑이었다.

루이9단이 공격을 가하면 이초단은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치는 형국이었다.

특히 이초단은 객관적 전력이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시종 적극적인 공세를
견지했다.

이초단은 중국식포석을 펼치려 했으나 루이9단이 반발, 무산됐다.

첫 전투는 우하귀에서 벌어졌다.

흑을 쥔 이초단이 백의 끊음을 유도하면서 싸움은 점화됐다.

루이9단이 자신이 즐겨두는 정석을 들고 나오자 이초단이 맞받아쳐 혼전에
빠져들었다.

두 기사는 우하귀전투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자 우변과 우상귀로 전장을
옮겼다.

우변에선 루이9단이 집과 두터움에서 앞서갔고 이초단은 우상귀에 집을
형성했다.

두 기사는 이어 첫 승부처인 좌변전투를 전개했다.

이지현이 백대마를 잡으러 공세를 취하자 루이9단은 전열을 재정비하며
싸움은 본격화됐다.

이날 대국은 인터넷웹사이트(www.baduk.or.kr)를 통해 생중계됐다.

대국실황을 감상하려면 홈페이지에 들어간 후 생중계 클라이언트프로그램
다운로드 항목을 누르면 된다.

<>. 루이9단은 대국에 앞서 "한국여기사들의 기력이 크게 향상됐다"며
"특히 권효진 박지은 등의 실력은 놀랍다"고 말했다.

루이9단은 지난5월 권효진 초단에게 난전끝에 백 반집패를 당해 한국여기사
에게 첫 패배했었다.


<>. 루이9단은 올들어 시작한 한국생활에서 언어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호소했다.

그는 남편 장주주9단과 함께 요즘 분당의 김원기원에서 바둑을 가르치고
있어 한국어를 배울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미국망명생활을 통해 영어와 일어를 배웠지만 한국어는 거의
못한다고.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