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떠날 땐 신간 소설을 챙겨드는 것이 제격이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재미있는 이야기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순원의 "19세"(세계사)는 바로 그런 책이다.

읽어나가는 동안 남편은 흐뭇하게 추억을 되새기고 아내는 유쾌하게 남편을
이해하게 되는 그런 책.

여행지에서조차 잠을 청하고 싶은 그대라면 이 기회에 스탠리 코렌의
"잠 도둑들"(안인희 역, 황금가지)을 읽어보시길.

왜 이렇게 늘 잠이 쏟아지는지 속시원히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인류가 본성을 억누르며 잠을 줄여온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일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해외로 떠나지 못해 유감인 그대를 위해서는 김미진의 "사적인, 너무나
사적인"(열림원)을 권한다.

알프스의 쌍무지개부터 파리의 호텔방 안에 빨아 넌 양말까지, 그야말로
사적인 그림과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주변의 풍경을 스케치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래, 이 여름엔 어디든 아름답지 않으랴.

그대가 머물러 쉬는 곳이라면.

고은주 < 소설가. 99오늘의작가상 수상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