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 20대 작가 두사람이 한여름 서점가를 달구고 있다.

지난해 "드래곤 라자"로 판타지 열풍을 몰고 온 이영도(27)씨가 새 작품
"퓨처 워커"(황금가지, 전7권, 각권7천원)로 두번째 인기몰이에 나섰다.

또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선가(선가)무예의 전승자인 박선용(28)씨가
동서양을 넘나드는 밀레니엄소설 "운명인자"(전2권, 명진출판)를 내놓았다.

두 작가 모두 영상세대답게 톡톡 튀는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3차원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이미지에 스케일 역시 장대하다.

이영도씨는 경남대 국문과 출신의 판타지소설 대표주자.

"퓨처 워커"는 올 상반기 PC통신 하이텔 연재란에서 1백8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화제작이다.

이 소설의 중심어는 "시간".

작가는 판타지 장르의 특성을 빌어 시간이라는 항구불변한 요소를 흔든다.

주인공은 고인 물의 표면을 통해 과거든 미래든 원하는 시간을 볼 수 있는
무녀다.

시간의 흐름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걸 깨달은 그는 시축이 있는
북해를 향해 길을 떠난다.

여기에 남국의 사나이 신차이, 추격당하는 반역자 할슈타일, 마법사 레이저
등이 얽혀든다.

켄턴 성을 공격하는 기사들과 솔로처, 천공의 3기사의 전투장면도 압권이다.

전작처럼 풍부한 유머와 입담이 시종 눈길을 붙잡는다.

엇갈린 사랑을 좇아 대평원을 건너는 세 남녀의 가슴 저린 순애보도
뭉클하다.

박선용씨는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가상현실 시스템을
연구한 뒤 현재 SKC C&C CIM 부문에 근무하는 프로그래머.

대학 때 무예 동아리를 결성한 그는 선가사상을 계승하고 해동검법과
천자칠성검법까지 수련했다.

그 덕분에 소설속의 무협.액션이 실감을 더한다.

"운명인자"는 동양의 선가사상과 서양의 첨단과학을 두 축으로 삼아
전개된다.

현대의 권력은 미래정보를 소유하는 데서 나오는 것.

정보와 자본을 앞세운 서구 세력이 "미래예측 시스템"과 "제조된 메시아"로
지배권을 확대하려 든다.

이들의 탐욕을 한민족 비전의 힘으로 막는 것이 줄거리다.

주인공 진혁은 작가의 분신.그는 방정식에 기반한 미래예측에 한계가 있다며
기호학의 개념에 바탕을 둔 "상징 테이블"을 제시한다.

의학적인 "무뇌아"와 선가의 "무혼아"를 대비시키는 등 물리 화학 심리학의
전영역을 종횡무진한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