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지분 현황을 조사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배경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은 "소관부처로서 신고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일상적인
업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매년 4월말까지 4월1일 현재 30대 그룹의 주식소유현황과 지분
현황을 보고받는다.

당초엔 대그룹의 과도한 확장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인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감시하기 위한 장치였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된 이후에는 대그룹의 확장
추세와 소유구조를 파악, 정책을 수립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4월말 공정위에 주주들의 지분현황을 보고하면서 이건희
회장의 지분은 10%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자동차의 부채처리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감독위원회에
신고된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은 3월말 현재 이미 26%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엇갈린 사실이 드러나자 공정위는 지난 5일부터 2명의 직원을
삼성생명에 파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분율이 10%에서 26%로 늘어난 시점을 파악하는게 조사의 핵심이다.

일부에서는 공정위가 이건희 회장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공정위에 주식소유현황과 지분현황을 신고할 의무는 주주가 아니라 기업
이라는 얘기다.

허위보고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이 회장은 처벌할 수가 없다.

삼성생명이나 삼성생명 대표로 돼있는 이수빈 회장이 책임을 지게 된다.

공정위는 허위자료 제출에 대해 검찰 고발 또는 경고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 사무착오인 경우 검찰에 고발하기 어렵다는게 공정위 입장이다.

공정위는 내주중에 위원회를 열어 허위보고에 악의가 있었는지를 검토한뒤
고발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법원에서 위법성이 확인되면 최고 1억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돼 있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