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정부의 이건희 회장 사재 추가 출연 요구와 관련, 추가 출연을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은 5일 오전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긴급사장단 회의를 갖고 삼성자동차
법정관리 신청 이후 자동차 문제 처리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은 정부가 이건희 회장이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 4백만주가
2조8천억원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이 회장이 부족분을 메워야 한다고 밝힌데
대해 추가 사재 출연은 현단계로선 검토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관련, 삼성 그룹구조조정본부의 고위관계자는 "이 회장이 갖고 있는
주식은 삼성생명 4.6%를 비롯해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최소한 수준"이라며
"더이상 보유주식을 내놓을 경우 경영권 유지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인 재산 출연을 강요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도 어긋난다"
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생명보험사 자산 형성과정에서 계약자 기여분이 결정된
이후 이 회장이 출연한 주식을 평가해 당초 출연분보다 모자란 부분에 대해선
추가 출연여부를 검토해 볼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이 주식
4백만주를 내놓은 것은 그 가치가 2조8천억원에 이른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라면서 "따라서 4백만주가 2조8천억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삼성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책임진다는 것은 결국 이회장이 해결한다는 뜻"이라고 언급
했다.

삼성은 또 이미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 4백만주 전부를 삼성 계열사들이
장외에서 되사는 방안을 검토해 볼수 있다는 일각의 견해와 관련해 계열사의
자금 사정이 넉넉치 않고 각사 주주 반발 등으로 쉽지 않다며 현실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이날 사장단 회의에선 이학수 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김인주 재무팀장
이 사장단에 삼성자동차 처리 경과를 설명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