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업계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현대전자와 LG반도체 통합법인, 일본 NEC, 미국 마이크론 등
"빅4"의 시장장악력은 강화되는데 비해 대만등 후발업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선-후발업체간 양극화 현상은 반도체 현물가격과 고정거래선 공급가격
격차에서 찾아볼수 있다.

64메가 D램 가격은 싱크로너스 제품의 경우 현물 가격이 지난 1월
10~10.81달러에서 현재 4달러선으로 하락했다.

반면 삼성 현대등 선발업체들이 고정거래선에 공급하는 가격은 8~10달러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아직까지 개당 4달러가량의 가격격차가 존재한다.

이같은 격차는 고정거래선을 확보하지 못한 대만업체들이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컴팩 등 대형 컴퓨터업체들은 PC에서 D램이 차지하는 원가비율이
낮아 가격이 싸더라도 후발업체 제품을 쓰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선발업체들은 또 이미 투자 자금에 대한 감가상각을 끝내고 생산수율도
높아 가격하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후발업체로선
가격하락이 큰 부담이다.

독일 지멘스사가 D램 공장을 폐쇄하고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마이크론에 D램 공장을 매각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대만의 UMC 프로모스 ASMI 윈본드 파워칩사 등 뒤늦게 D램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이에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반도체업체들은 올해 35억달러의 투자를 계획했으나 실제 이뤄진
투자는 계획의 30~40% 수준에 그치는 등 투자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두업체들은 나아가 차세대 제품 조기 상용화로 후발업체 따돌리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9라인을 조기 건설해 NEC, 마이크론 등 경쟁사보다
차세대 제품을 최소한 6개월 앞서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개당 35~40달러인 1백28메가D램 생산을 월 2백만개에서 4.4분기중
1천만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2백56메가D램은 올해 시장상황을 봐가며 최소 1백만개에서 최대 5백만개
생산하고 1기가 D램은 내년 하반기 이후 양산할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1백28메가D램 생산을 현재의 월 60~70만개에서 연말까지
5백만개로 늘리기로 했다.

또 4.4분기초부터 2백56메가D램 양산에 나서 올해 1백만~1백50만개를
생산할 예정이다.

NEC도 내년초까지 D램 생산량을 현재의 2.5배인 월 3천만개(64메가D램
환산기준)로 늘린다.

NEC는 한국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히타치와 제휴관계를 맺기도 했다.

이에따라 삼성 현대(LG반도체포함) NEC 마이크론등 "빅4"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60.4%에서 올해 7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백28메가 D램, 2백56메가 D램 등 차세대 제품 등장과
함께 세계 반도체 업계의 양극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