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홈-건강] (가정 동의보감) '냉방병'

여름철이면 시원하고 쾌적한 숲속에서 수박이라도 한덩이 쪼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매미울음소리에 젖어들 수 있는 정취가 그리워지지만 예전처럼
쉽지않다.

최근 들어 에어컨을 사용하는 곳이 많고 장시간 냉방된 실내에서 일하면서
여러가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냉방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된다.

의학적으로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질병상태다.

실내외의 온도차가 10도 이상일 경우 인체의 체온조절 기능에 고장이
발생한다.

또 냉방기구의 청소상태가 불결할 경우 직접적으로 바이러스나 세균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호흡기 계통의 질병이 유발된다.

냉방병의 증세는 한두가지로 뚜렷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고 나이와 성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여름감기에 걸려 잘 낫지 않고 코가 막히고 목구멍이 불편하며 기침과
가래가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함께 피로 두통 관절통 요통 현기증 메스꺼움 복통 설사 등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호르몬 분비가 불완전한 갱년기 및 사춘기 여성은 생리장애나 정서장애
냉증 등을 수반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냉방병을 더위병 중에서 음서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치료는 나타나는 증상을 중심으로 한약을 처방한다.

여름감기 비슷한 호흡기증상에는 이향산을 처방한다.

팔다리가 싸늘해지고 몸이나 머리가 쑤시고 아프며 복통과 설사를 수반하는
경우에는 오적산이나 곽향정기산 등이 쓰인다.

냉방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우선 실내외 온도차는 5C이내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에어컨은 가급적 1~2시간 가동하면 30분정도 정지시키는 게 좋다.

또 청결하게 관리하며 실내에 통풍을 자주 해주어야 한다.

장시간 냉방상태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혈액순환을 돕기 위한
가벼운 근육운동을 하는 게 좋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보온유지를 위한 실내복을 준비하는 것도 현명할 것
같다.

음식은 냉면 같은 찬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

평소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의 경우에는 생맥산(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각각 2:1:1로 배합)을 차 처럼 끓여 수시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 이장훈 경희대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