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경쟁 상대는 일본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신흥국이란 분석이 나왔다.

동남아 국가들이 전기.전자 반도체 등 중화학 공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이들 국가의 수출상품 구성이 한국과 겹치는 경우가 늘어난 반면 일본
제품은 한국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차별화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24일 지난 95~98년 미국시장을 대상으로 한국상품과 수출
상관계수를 분석한 결과 대미 수출상품 구성이 한국과 가장 비슷한 국가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대만 일본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필리핀(0.90) 말레이시아(0.87) 타이완(0.71)의 한국과 수출 경합도는
일본의 0.6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각국의 비교우위 산업까지 고려해 한국과의 수출경합 정도를 파악한
결과 필리핀이 가장 높았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타이완이 뒤를 이었다.

LG경제연구원은 한국의 10개 수출품목 가운데 무선통신기기와 승용차를
제외한 컴퓨터 철강 반도체등 나머지 품목들은 일본보다 타이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과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도 "강력한 수출경쟁 상대로 알려졌던 일본의 경우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한국 제품과 이미 차별화돼 있어 독일 등 선진국과 경쟁
하고 있는 상태"라며 "오히려 일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제품을 생산
하고 있는 동남아 신흥국들이 더욱 강력한 경쟁 상대"라고 지적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