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가 맥을 추지 못한다.

위안화 절하설이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서해상에 교전사태가 벌어져도
하룻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팔고 미국이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해도 주가는
별다른 동요가 없다.

한 주간의 유상증자 물량이 4조원을 넘는다는 6월 넷째주를 코 앞에
두고서도 증시는 별로 주눅이 드는 기색이 없었다.

악재를 무력화시키는 이런 증시를 놓고 일부에선 "용광로"라고 부른다.

용광로 하여금 열기를 뿜어내게 만드는 것은 역시 충만한 시장 에너지다.

그것을 확인하고 있는 시장참가자들이 늘고 있다.

꿈을 갖게 하는 징조다.

악재가 무기력해지면 하락도 끝이다.

< 허정구 기자 huhu@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