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기술에 초점을 맞춰 산업정책의 기조를 바꿀 방침이다.

정덕구 산업자원부 장관은 지난 15일 대통령업무보고와 16일 무역업계
간담회에서 "향후 산업구조의 새틀짜기는 기술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새 산업정책의 "키워드"는 "기술만 있으면 창업하거나 대출반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산업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요약된다.

산업자원부는 이를 위해 우선 기술에 대한 평가시스템부터 정비하기로 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이 기술우대보증 기술평가보증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영업실적이나 매출액실적이 없으면 보증을 받지 못하도록 돼있어 기술가치
평가가 단순평가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

산자부는 이를 개선하기위해 기술평가센터를 확대하고 기술평가인력 양성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기술평가원의 역할도 강화하기로 했다.

기술이 있으면 영업실적이 없고 매출실적이 전혀 없어도 은행대출이
이뤄지도록 정부가 보증하겠다는 것이다.

또 특허기술을 사업화시켜 사장된 기술을 살려내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1만4천여건의 특허중 9만9천여건은 사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기관 민간벤처캐피탈 컨설팅업체 등이 참여하는 특허사업화협의회를
구성해 특허기술을 체계적으로 사업화할 계획이다.

필요한 자금은 기존의 중소벤처기업육성자금 경영안정자금 산업기술개발
융자금 등 1조2천여억원을 동원할 예정이다.

기술력확보의 또 한 축은 국공립연구소와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성과를
민간기업에 이전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기술이전촉진법을 제정하고 전담기관을 설치하기로 했다.

민간기업에 이전되는 기술을 개발한 연구원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연구기관에는 실용화실적 평가와 R&D(연구개발) 예산지원을 연계하기로 했다.

산자부는 벤처기업 창업인프라를 확충하고 산학협동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고려대 경북대 등 6개 대학에 설치된 기술평가센터를 올해 20개로 대폭
확대해 2백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지방특화대학과 연구소에 1개 이상의 창업보육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정부의 신 산업정책은 반도체 조선 철강 등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공급과잉
과 후발개발도상국의 추격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키우는 외길승부 뿐이라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정덕구 장관은 "외환위기가 막 지나간 시점에서 향후 한국경제가 재도약을
준비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기술인프라를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정책배경을
설명했다.

정 장관은 또 "그동안 생존을 위해 중소기업들을 일반적으로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기술력있는 기업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중소/벤처기업 지원체제 개편방안 ]

<> 창업인프라 확충
- 창업보육센터 확대
- 기술혁신센터 확대
- 산업기술인력 양성체제 개편

<> 기술가치 평가 시스템 구축
- 기술보증제도 개편
- 기술평가센터 확대
- 기술평가인력 양성

<> 특허기술 사업화
- 특허사업화협의회 구성
- 중소기업지원자금중 1조2천억원 활용

<> 공공기술 민간이전
- 기술이전촉진법 제정
- 기술이전 전담기관 설치
- 기술제공자에 인센티브
- 실용화실적과 R&D 예산지원 연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