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비가 내린다.

성하의 계절로 바뀌고 있음을 알린다.

스쳐가는 바람에 푸석푸석 날리던 먼지를 깨끗히 잠재운다.

비구름이 걷히고 햇볕이 들면 땅은 더욱 굳어지게 된다.

잘나가던 증시도 많은 비를 맞았다.

미국주가 속락, "큰 손"인 외국인과 투신사의 매도공세, 그것도 모자라
서해상의 교전이란 날벼락까지 만났다.

그럼에도 주가는 장중 기준으로 790, 종가 기준으로 800을 지켰다.

아직 구름이 걷힌 것은 아니다.

큰 손은 아직도 미국증시와 남북교전의 후유증을 염려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사자"에 나서지 못한다.

그렇지만 홍수가 내려도 떠내려가지 않는 땅은 결국 믿음을 얻게 된다.

< 허정구 기자 huhu@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