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관리공단의 기금운용실적에 주식평가손이 반영되지 않고, 운용실적이
과다계상되는 등 공적연금의 회계기준이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연금관리공단 직원이 주가조작에 개입하고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시세
차익을 올리는 등 임직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6일 이같은 내용의 국민, 공무원, 사학, 군인 등 4대 공적연금
운용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군인연금을 제외한 3개 연금기금 관리공단은 지난 95년
부터 97년까지 잘못된 기금운용과 무리한 신규사업투자로 모두
1조7천2백20억원 정도의 기대수익을 상실했다.

특히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관리공단은 주가하락시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손절매(stop loss) 시스템이 없어 주식투자손실액(평가손)이 95년
8백50억원에서 97년 4천8백12억원으로 증가했다.

감사원은 이에따라 각 연금관리공단의 회계기준을 정비하는 한편 운용체계
를 바꿔 적정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권고했다.

또 각 관리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무수익부동산을 처분해 연.기금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치했다.

특히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추진하는 총사업비 9백28억원 규모의 화성골프장
신규건설 사업도 전면 재검토토록 권고했다.

감사원이 지적한 주요 부실운용 사례는 다음과 같다.

<> 기금의 관리및 운용체계 미흡 =95년~97년 사이 연금관리공단의 기금
운용수익률이 금융기관 예탁이자율보다 1.3~2.5%포인트씩 낮아 국민연금
6천9백22억원, 공무원연금 5천2백54억원, 사학연금 1천4백42억원 등 총
1조3천억원의 기대수익을 상실.

<> 경쟁력 잃은 적자사업을 지속 =사학연금관리공단의 오색그린야드 호텔은
93년 개관이래 97년까지 객실 판매율이 31~51%에 불과해 1백23억원 적자
누적.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10개 연금매장사업은 94년~97년 사이에 매년
10억~30억원의 손실발생.

<> 비효율적인 조직.인력운영과 예산낭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경우
임직원이 98년 12월 현재 설립(82년) 시점보다 3.6배, 75년 설립된 사학연금
의 경우 무려 8.6배나 증가.

<> 주식시세 조종 =사학연금관리공단 자금운용부 박모과장은 94년
중소기업은행 신탁증권부 공모씨로부터 A사의 주식에 대한 주가조작(작전)을
제의받고 기금자금으로 15회에 걸쳐 A사 주식을 고가로 매입.

<> 용도상실된 토지를 장기간 무수익자산으로 보유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지난 85년 상록회관 건립목적으로 6천9백50평방m의 토지를 매입한후 지금
까지 방치.

이밖에 83년부터 96년 사이에 매입하거나 승계받은 4백71만평방m를 매각
조치 없이 무수익자산으로 보유해 8백6억원의 기대수익 상실.

<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