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에서 남북한이 총격전을 벌였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은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사태추이를 "좀 더 지켜보자"는 시각이 많았다.

패닉(Panic)상태에 빠져 투매로 돌입하는등의 당황스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4백7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데 그쳤다.

전날 8백71억원어치에 비해 순매도 규모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선물시장에서도 2백72계약을 신규로 순매수했다.

외국증권사 서울지점 관계자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매매주문을 받았다.

전화를 통해 해외고객들에게 상황을 차근차근 전하거나 자체적으로 긴급
회의를 갖기도 했다.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워버그 딜론리드증권의 리차드 사무엘슨 지점장은 "앞으로 교전이
확대되거나 지속되지 않을지 외국인들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패닉에 휩싸여 한국시장을 이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단발성으로 사건이 잘 마무리될 때에는 그다지 큰 충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딘플레밍증권의 에드워드 캠벨 해리스 지점장도 "향후 2~3일간 북한의
태도가 가장 큰 관심"이라고 전했다.

ABN암로 아시아증권의 영업담당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가격부담을 느끼고 있는데다 장외변수까지 겹쳐 매매규모를 줄이는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국인은 이런 조정기를 적극적인 매수기회로 삼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태가 악화되지 않는한 외국인들은 쉽사리 한국시장을 버리지 않을 것이란
게 증권전문가 대부분의 전망이다.

지난 96년 9월18일 강릉잠수함침투 당시 외국인은 8일 연속 순매도를
보였으나 이후 다시 순매수를 이어갔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