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열 < 전 한국신용정보 사장 >

외국인들이 한국사람과 처음 만나서 가장 먼저 배우는 우리말 중에 하나가
"빨리 빨리"라는 단어라고 한다.

우리는 이 말을 밥 먹듯이 사용하는데 우리의 행태를 잘 나타내는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과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에 서두르는 버릇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거의 모든 일에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하는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다.

골프에서 아마추어 골퍼가 배워야 할 것은 정상적인 과정을 통한 한 홀
한 홀의 차분한 공략 법이다.

과정이야 어떻든 간에 스코어에만 집착하는 사람을 평가할 때 초등학생
수준밖에 안된다는 말을 이미 한 적이 있다.

인생을 큰 과오없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살아온 선배들이나 친지들과 함께
라운드 해보면 그 분들의 진면목이 보인다.

우리가 꼭 버리고 싶은 것을 지적하라면 모든 일에서 패가망신의 원인이
되는 "빨리 빨리" 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출세도 빨리, 돈 버는 것도 빨리, 먹는 것도 빨리, 공부도 빨리, 심부름도
빨리, 술 취하는 것도 빨리 등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우리에게 어쩌다 이런 습성이 생겼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출세나 부도 단계적인 과정을 밟아 이룩되어야 보람있고 값지며 뭇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된다.

지나친 빨리 빨리 욕심은 항상 화를 자초한다.

우리에게 이 "빨리 빨리" 심리는 과정을 무시하고 상향을 노리는 즉석병
개연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골프가 잘 안되는 사람의 행태를 잘 관찰해 보면 바로 이 "빨리 빨리" 심리
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매사를 빨리 해야 하는 심리에는 알게 모르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남들보다 뒤진다는 막연한 생각에 쫓기는 공포심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공포감에 쫓겨서 서두르다 보면 무리한 방법을 사용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큰 낭패를 불러오게 된다.

특히, 사람들은 누구나 불안에서 도피하고 싶어하는 동물이다.

일상생활에서 형성된 빨리빨리 습성이 부부생활에서는 성 불만이나 불감증
으로, 골프로 오면 스윙이 빨라지고 결과는 미스샷이 나오게 마련이다.

한 타 한 타 생각하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샷을 해 보면 이처럼 재미있는
운동도 없다.

골프를 통해 이런 잘못된 습성에서 벗어나 재미있고 뜻있는 인생을 가꾸어
보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