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업계에서는 달러당 원화환율이 1천2백원이상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주종품목의 대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화 대 엔화의 환율이 10대 1 수준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유가상승 등 각종 주변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원화가치상승
의 충격을 흡수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상승기조로 돌아선데다 미국경기마저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전반적인
수출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다.

또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노조에서도 임금인상요구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원가상승요인이 널려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올해 1.4분기중에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한데다 4월들어 소폭 증가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원화가치 상승은 수출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우려
하고 있다.

최근 무역협회조사에서도 업체들은 경쟁력약화 요인으로 원화환율 하락을
지목한 경우가 39%로 제일 많았다.

또 이중 37.6%는 환리스크를 경영상 애로요인으로 꼽아 환율의 안정적인
변동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엔화가치가 다소 반등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는 시각이다.

달러당 1백20엔을 넘어섰던 엔화환율이 1백20엔이하로 떨어져 원화대
엔화환율이 9.8대 1 수준으로 개선됐으나 아직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무역업계에서는 외자유입 등으로 원화가치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그 속도가 당초보다 빠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최준영 무역정책과장은 "무역업계요구대로 달러당 1천2백원이
유지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원화가치 상승속도가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이 적응할 시간도 없이 원화가치가 올라갈 경우 수출전선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특히 무역업계는 원화가치가 현추세대로 상승할 경우 경상수지흑자목표
2백50억달러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화가치가 올라가면 수입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4월중 수입증가율이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25%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이전 수준을 회복한 소비심리를 감안할 경우 무역수지 달성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