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마감된 대한생명 2차 입찰에 구속중인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대리인이 참여했다는 "설"이 돌아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대리인들은 한화 등에 자신들이 정부와 밀약을 맺었다며 컨소시엄
구성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재계와 한화그룹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 참여한 8개 업체 가운데 한
업체는 최 전회장의 대리인들이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미국의 벌처펀드인 노베콘사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 전 회장 대리인 참여설은 김승연 한화 회장이 흘렸다.

김 회장은 7일 입찰의향서를 금감위에 제출한 뒤 "최 전 회장의 대리인임을
자처하는 사람들로부터 대한생명 입찰에 같이 참여하자는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대리인"은 "고급 옷 로비 사건"이후 공동 입찰
제의를 더욱 끈질기게 요구했고 자신들이 정부와 밀약을 맺었고 자신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낙찰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컨소시엄끼리 담합을 하면 서로에게 좋은 점이 없고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실체가 확실치 않은 "대리인"들의 말을 그대로 흘린 김
회장의 경우 이번 파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서 미확인 사실을
흘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그가 대리인들의 이같은 제의를 받았다면 사전에 금감위 등에 협의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한화는 이와 관련, 8일 해명자료를 내고 "노베콘사와의 접촉은 있었으나
일본측 파트너와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거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는 또 "김 회장이 최순영씨의 대리인임을 자처하며 행세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한 말이 와전됐다고 덧붙였다.

< 최완수 기자 wan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