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x under the moonlight, keep it tight, tight(달빛 아래서의 섹스, 좀더
강하게, 더 강하게)..."

신인그룹 "2MC"의 "Can"t fade us!"라는 곡의 가사중 일부다.

이 곡은 지난 1일 열린 SBS 가요심의위원회에서 가사가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방송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날 심의에서 "2MC"의 앨범에 실린 11곡중 무려 6곡이 부적합으로 결론
지어졌다.

최근 방송사의 자체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방송 불가 판정을 받는 노래가
부쩍 늘고 있다.

심의가 비교적 까다로운 KBS의 경우 올해 1월~5월까지 접수된 1천4백60곡중
6.4%인 72곡이 부적격, 22곡이 보류 판정을 받았다.

부적격률은 예년의 2~3배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부적격 곡중 절반에 가까운 32곡이 5월 한달동안 접수된 곡들이다.

최근 5개월동안 1천5백여곡을 심의한 SBS도 37곡을 부적합 처리했다.

SBS 심의실 관계자는 "랩이나 댄스 음악이 부적합 곡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 장르의 음악은 여름철에 새 앨범이 집중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부적합 판정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 부조리를 직설적인 가사로 표현하는 것은 랩이 갖는 미덕의 하나다.

청소년들이 랩에 빠져드는 것도 현란한 춤 뿐 아니라 달콤한 사랑 타령 대신
억눌리고 소외된 사람들의 울분에 관심을 기울이는 가사가 큰 이유다.

하지만 최근의 일부 곡들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욕설로 뒤범벅된 가사를
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잘못된 표현 방법은 현실 비판이란 처음의 의도를 왜곡시킬 뿐이다.

이와함께 방송사의 심의도 좀더 탄력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심의 기준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지나친 규제는 창작의 자유에도 위배되기 쉽기 때문이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