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여개 한국 부도기업의 운명을 외국회사가 결정하게 됐다.

성업공사가 금융기관 대출금을 갚지 않고 있는 이들 회사의 관리.처분권을
외국 자산관리 전문회사들에게 넘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외국기업들은 살릴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에는 자기 돈으로 신규자금을 빌
려주거나 부채를 출자로 전환하는 등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하게 된다.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공장이나 기계설비를 경매에 부쳐 없애버
린다.

성업공사는 2일 부실채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외국회사들과 함께
자산관리회사 1~3개를 내달 중에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한 회사당 부실채권 3조원어치(장부가)씩을 관리토록 할 계획이다.

대상이 되는 채권은 <>부도기업 1천여개에 대한 채권 <>개발가치가 있는
부동산이 담보로 잡혀있는 채권 등이다.

성업공사는 자산관리전문회사의 경영권을 외국회사가 갖도록 할 예정이다.

외국회사의 지분율을 90%이상으로 보장한다.

공기업인 성업공사가 경영권을 갖고 있으면 "특정기업을 살려라"는 식의
외부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새로 설립되는 자산관리 전문회사는 부도기업 중에서 살릴 곳과 없앨 곳
을 선정할 권한을 갖는다.

살릴 기업에는 부채를 출자로 전환하거나 신규 자금을 빌려주는 등 워크
아웃을 실시한다.

원금을 탕감해 줄 수도 있다.

이 때 들어가는 돈은 외국기업이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부도기업은 회생대상에 포함되기만 하면 부채가 크게 줄어들고 외
자를 유치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자산관리전문회사는 내달 10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성업공사는 지난 1일 미국 골드만삭스사의 자회사인 알콘사를 비롯, 미국
의 허드슨어드바이저 뱅크스트러스트 암레스코 J.E.로버트 등 5개사에 합작
제안서를 내라는 공문(RFP)를 보냈다.

이 회사들은 신용평가기관에서 평균점수 이상을 받았고 그동안 한국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곳이라고 공사측은 설명했다.

성업공사는 오는 8일 제안서를 받은 뒤 15일경 최종합작대상을 발표할 예
정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