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일본을 소개하는 책들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 관련 서적들은 근대사를 다루는데 그치고 있다.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어려운 역사서이거나 가벼운 문화비평
에세이에 머물고 있다.

"오늘날의 일본"(로저 버클리 저, 김은령 역, 끌리오, 9천원)은 일본의
현대사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눈길을 끈다.

정치.경제.사회.교육.문화 등 현대 일본의 모든 측면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서구 지식인의 눈으로 씌여져 세계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위치를 보다 객관적
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저자는 1945년 패전 이후 지난해 금융.행정 위기에 이르기까지 일본이
폐허와 미군 점령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지금은 어떤 과정에 있는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추적한다.

일본의 정치.경제정책, 방위와 대외정책, 사회.문화정책을 통사적으로
서술한 것이다.

1장에서는 점령기 연합군이 실시한 개혁정책과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장에서는 50년대 이후 정치적 상황 변화와 최근 10년간의 변동을 비교분석
한다.

3장과 4장은 오늘의 일본경제 현황을 소개하고 일본의 외교정책과 국제관계
를 다룬 것.

저자는 "오늘날 일본의 국제적 위치는 자못 화려해 보이지만 일본이 지위에
걸맞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나라마다 의견히 분분하다"
고 지적한다.

5장에서는 일본인의 자기인식과 정체성, 민족주의, 집단주의가 강조되는
배경을 설명한다.

교육제도와 문학, 영화 등의 성과도 살폈다.

6, 7장은 전후 지속된 경제우선주의로 인해 90년대 일본이 겪은 여러 문제들
을 진단하고 새 밀레니엄을 앞둔 일본의 선택을 조명한 것.

저자는 "현대사에서 똑같이 "미군점령"이라는 쓰라린 경험을 했고 사회.문화
적으로 여러가지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는 일본을 통해 우리가 갈 길을 미리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