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의사가 제주도에 있는 환자를 화면으로 보면서 수술용 로봇을
조종해 고난도의 정밀 수술을 하는 장치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권동수 교수는 의사가 멀리 떨어져
있는 환자를 영상으로 보면서 1mm 이하의 정교한 미세수술을 할 수 있는
"원격 수술용 로봇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장치는 의사가 환자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모니터를 통해 환자를 보면서
수술한다.

의사는 모니터에 나타난 환자의 영상을 대상으로 실제 수술을 하듯이 손을
움직이면 환자옆에 놓인 로봇이 의사의 손놀림과 같은 동작을 하도록 돼있다.

이 때 의사가 손을 10cm 움직이면 로봇은 1mm 또는 그 이하로 움직이도록
돼있다.

또 의사의 손떨림 제거 기능을 가지고 있어 안구수술이나 미세혈관수술
등 정밀도가 필요한 수술에 활용될 수 있다.

원격 수술용 로봇시스템은 의사가 로봇을 조종하는 시스템과 의사의
조종으로 상하좌우와 앞뒤 등 6개 방향으로 움직이며 환자를 수술하는
미세수술용 로봇으로 구성돼 있다.

권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원격수술을 실용화하는데 필요한
기본기술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3년 정도의 연구를 통해 이 시스템과
정밀영상 장치 등을 결합시키면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또 "이 시스템이 실용화될 경우 의사가 부족한 전쟁지역이나
산간벽지 사고현장 등에 수술로봇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을 보내 수술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