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8개 금융기관들이 우리나라에 10억달러의 투자의사를 밝힌 영국
리젠트퍼시픽그룹을 상대로 펀드운용의 손실책임을 물어 국제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이다.

소송을 준비중인 금융기관은 대한생명 대한화재 금호종금 경수종금 신흥증권
조흥증권 하나증권 한빛증권이며 전체 투자규모는 약 2천만달러이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들은 리젠트가 97년6월 모집한 역외펀드인
1억3백만달러규모 "우크라이나펀드"에 가입했으나 리젠트측이 환매거부 등
투자설명서상의 약정을 이행하지 않아 손실이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펀드 만기가 되는 6월중 펀드운용사인 리젠트가 상장돼 있는 홍콩
법원에 손실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한차례 회의를 열어 리젠트쪽에 문제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투자설명서엔 과반수가 찬성하면 환매해 주기로 했으나 러시아 사태
이후 거듭된 환매요청을 리젠트측이 거부했고 펀드 운용실적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리젠트측은 우크라이나펀드가 상장된 케이먼아일랜드의 상법에 의사정족수
가 3분의 2여서 환매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투자자 가운데 리젠트의 자회사격인 대유리젠트증권 (5백만달러)과 외국계
투자자(8백만달러 추정)가 동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이 펀드에 7천만달러를 투자한 한국투신은 "다른 금융기관(보통주)과
달리 확정금리(연 15%)를 받는 우선주이고 펀드청산시 우선변제권이 있어
소송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 오형규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