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지도자는 지나치게 권력을 좇지 말고 권위를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포항제철 사장과 포스틸 상임고문을 지낸 후 사회봉사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말수(62) 서초자원봉사센터 회장은 지도자(리더)의 자질론을
이렇게 말했다.

그가 최근 "21세기 지도자"(한국경제신문사 발행)라는 책을 내고 "진정한
리더십"을 확산하기 위한 강연에 몰두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회가 어려움을 겪을수록 훌륭한 리더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여겨서다.

훌륭한 지도자가 없으면 앞으로 몰아칠 변화의 바람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떤 조직 또는 집단이 위기를 맞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때 지도자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남을 지배하려는 통치자(Ruler)만 있지 존경받는
지도자는 찾아보기 어렵다는게 그의 진단.

35년동안의 포철 근무를 마친 조 회장이 리더십 강사로 변신한 것은
다름아닌 우리사회에 올바른 지도자상을 뿌리내리기 위해서다.

"지도자가 꼭 정치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해당됩니다"

그는 "기업 최고경영자나 동의 동장 그리고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리더십
의 본질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도자는 경천애인 사상을 생명처럼 여기고 봉사와 헌신의 삶을
실천할 수 있는 인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지도자가 많을수록 사회악이 발붙일 곳이 없어진다는게 그의 신념이다.

그는 리더십의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3백여권 가량의 전기 자서전 위인전
회고록 사상집을 탐독했다.

지난 95년 미국 시카고에 있는 휘튼컬리지의 빌리그램센터에서 한국 유학생
을 상대로 "기독교 실업인의 실제적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한뒤 체계적
으로 리더십의 본질을 연구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통일부 통일연수원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지도자론 강의를 하면서
틈틈이 준비했던 자료를 이번에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그는 실천하는 리더십을 강조한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차대전때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공군에
입대한 것이나, 미국 철강업체인 누코아의 아이버슨 회장이 근검절약을 실천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지도자의 업적보다 인격에 초점을 맞춰 책을 꾸몄다고 한다.

성실 결단 통찰력 등 지도자의 자질을 자세히 적은 것도 이런 이유때문
이다.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권력은 국민의 피와 눈물에서 나오지만 권위는
꽃향기처럼 조금씩 밖으로 스며 나오는 것입니다"

조 회장은 권력은 조직이 부여한 힘이지만 권위는 스스로 쌓아가야 할
지도자의 첫번째 덕목이라고 정의한다.

권위는 결코 절로 얻어지는게 아니고 희생과 봉사를 통해서만 갖출 수 있는
인격의 산물이란 얘기다.

그는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선 리더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조 회장은 지난 93년 포항제철 사장으로 재직할 때
국내 처음으로 "기업윤리강령"을 선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3천3백여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회의
구석진 곳을 밝혀주고 싶어 "리더십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조말수 회장 약력 >

<>1938년생
<>고려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포철 홍보.기획담당 상무
<>판매.구매 총괄부사장
<>93년 포철 사장
<>포스틸 상임고문
<>서초자원봉사센터 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