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영화) '얼굴'..부조리한 사회 겨냥한 정의의 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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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감독 신승수)은 폭력으로 무장한 일부 세력가에 의해 이끌려지는
부조리한 사회현실에 대한 한 경찰의 항거를 그린 영화다.
번들거리는 미소 뒤에 사회장악 음모를 감추고 있는 세력가, 그들의 힘에
눌려 무기력하게 사는 보통사람, 이를 깨뜨리기 위해 총을 들 수 밖에 없었던
한 경찰을 통해 사회악의 근원과 정의의 참모습을 얘기한다.
81년의 우순경 사건에서 소재를 빌렸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 신선면.
서울에서 전근온 김순경(조재현)은 마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대마초와 필로폰이 퍼져 있고 폭력과 폭행 강간이 일상화되어 있지만 마을
사람들은 누구도 문제삼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한다.
깡패 형석(임하룡)이 주먹을 앞세워 마을사람들을 억누르고 있다.
어느날 한 여인의 익사사건이 발생하지만 아무런 의심없이 자살로 처리된다.
여교사 소희(전진아)가 의문을 제기하면서 김순경은 이 사건수사에 착수
한다.
김순경은 곧 마을전체를 뒤덮고 있는 엄청난 힘에 부딪친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소수의 권력집단이 폭력과 경제적 이권을 미끼로
마을전체를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들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공권력을 비웃고 살인마저 서슴지 않는다.
김순경은 이들이 저지른 갖가지 비리와 살인혐의에 대한 물증을 확보하지만
법정에 세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마을사람들은 모두 나몰라라하고 경찰의 상부조직도 이미 이들의 마수에
얽혀 힘을 쓰지 못한다.
김순경이 제시한 물증을 바꿔쳐 풀려난 이들은 김순경에게 테러를 가한다.
이제 김순경이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가지.
자신이 직접 권총을 들어 정의를 바로세우는 것 뿐이다.
드라마 구조가 탄탄하다.
군더더기 없는 빠른 영상처리는 우리사회의 단면을 속속들이 파고들어
객관적 시선으로 드러낸다.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있는 검은세력의 음험한 미소, 그들이 좌우하는
경제적 이득에 목을 매달고 사는 보통사람들의 비굴함 등이 생생하게
화면을 채운다.
치명적인 약점도 보인다.
김순경이 권력가들을 살해할 때의 총구방향, 면소재지 명칭이 새겨진
자동차번호판 등은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옥의 티다.
해결의 의미를 상징하는 열쇠, 김순경이 자살하는 마지막 한발의 총성뒤에
날아오르는 비둘기떼의 영상은 상투적이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
부조리한 사회현실에 대한 한 경찰의 항거를 그린 영화다.
번들거리는 미소 뒤에 사회장악 음모를 감추고 있는 세력가, 그들의 힘에
눌려 무기력하게 사는 보통사람, 이를 깨뜨리기 위해 총을 들 수 밖에 없었던
한 경찰을 통해 사회악의 근원과 정의의 참모습을 얘기한다.
81년의 우순경 사건에서 소재를 빌렸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 신선면.
서울에서 전근온 김순경(조재현)은 마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대마초와 필로폰이 퍼져 있고 폭력과 폭행 강간이 일상화되어 있지만 마을
사람들은 누구도 문제삼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한다.
깡패 형석(임하룡)이 주먹을 앞세워 마을사람들을 억누르고 있다.
어느날 한 여인의 익사사건이 발생하지만 아무런 의심없이 자살로 처리된다.
여교사 소희(전진아)가 의문을 제기하면서 김순경은 이 사건수사에 착수
한다.
김순경은 곧 마을전체를 뒤덮고 있는 엄청난 힘에 부딪친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소수의 권력집단이 폭력과 경제적 이권을 미끼로
마을전체를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들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공권력을 비웃고 살인마저 서슴지 않는다.
김순경은 이들이 저지른 갖가지 비리와 살인혐의에 대한 물증을 확보하지만
법정에 세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마을사람들은 모두 나몰라라하고 경찰의 상부조직도 이미 이들의 마수에
얽혀 힘을 쓰지 못한다.
김순경이 제시한 물증을 바꿔쳐 풀려난 이들은 김순경에게 테러를 가한다.
이제 김순경이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가지.
자신이 직접 권총을 들어 정의를 바로세우는 것 뿐이다.
드라마 구조가 탄탄하다.
군더더기 없는 빠른 영상처리는 우리사회의 단면을 속속들이 파고들어
객관적 시선으로 드러낸다.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있는 검은세력의 음험한 미소, 그들이 좌우하는
경제적 이득에 목을 매달고 사는 보통사람들의 비굴함 등이 생생하게
화면을 채운다.
치명적인 약점도 보인다.
김순경이 권력가들을 살해할 때의 총구방향, 면소재지 명칭이 새겨진
자동차번호판 등은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옥의 티다.
해결의 의미를 상징하는 열쇠, 김순경이 자살하는 마지막 한발의 총성뒤에
날아오르는 비둘기떼의 영상은 상투적이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