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원 < 현대경제연구원 부사장 >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외국인들을 놀라게 할만큼 높게 나타났다.

너무 오랫동안 우리 경제를 걱정해온 탓인지 4.6%라는 높은 성장률을
평가하기가 두려울 정도다.

이번 성장률은 전년 동기의 성장률(-3.6%)이 워낙 낮은데 대한 반등이라는
의미가 크다.

인플레이션을 수반하지 않고도 모든 생산요소를 활용할수 있는 잠재성장률
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정부의 판단을 굳혀줄 정도의 필요한 조건은
갖추었다.

2% 성장률을 겨냥한 세수 목표가 충분히 달성돼 앞으로 정부의 재정능력을
제고시킬 것이다.

높은 성장률은 소비 회복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그러나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상태이다.

소비회복도 증시 활황에 따른 자산소득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지속적인 증가세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수출과 투자가 여전히 부진하다.

경기가 과거처럼 V자형의 급속한 회복세를 나타낼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소비회복이 자칫 물가를 자극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성장세가 아직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투자부진으로 총수요가 높은 수준이 아니어서 경기과열이라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성장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잘되고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명암이 뚜렷하게 나뉘어져 있다.

성급하게 경기 정책의 기조를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

외국인들은 경기회복을 이유로 한국이 구조조정을 게을리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소득수준을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원상회복시키는
동시에 고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