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2동 사무소 2층에 자리한 양재.포이벤처지원센터에 최근 걸려오는
전화가 부쩍 늘었다.

대부분이 내달 7일 발족하는 "스마트21 엔젤클럽" 가입에 대해 문의하는 것.

대전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윤모 원장, 한국의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일본인
컨설턴트, 지방의 창업투자사, 중학교 교사, 가정 주부 등 엔젤클럽 가입의사
를 밝힌 사람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인인 엔젤이 크게 늘고 있다.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는데다 코스닥 등록요건 완화 등으로
투자액을 환수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는 등 대외적인 투자여건이 좋아지고
있어서다.

엔젤의 증가는 잇단 엔젤클럽의 결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엔젤들의 모임이 엔젤클럽이다.

외환위기 이후에만 9개가 결성돼 현재 12개가 활동중이다.

1천6백여명의 개인투자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해있다.

신한경영연구소처럼 정기적으로 벤처기업 투자설명회를 개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엔젤투자를 주선하는 경우도 있다.

신한연구소측은 작년5월부터 닥터리 등 40개 벤처기업에 80억원의 엔젤투자
를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창업투자조합의 증가도 엔젤의 증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엔젤클럽은 개인이 직접 투자기업을 고르지만, 창업투자조합은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출자한 자금을 창투사가 직접 운영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투자기업을 창투사가 선정하는 것.

창투조합은 현재 96개가 결성, 8천7백94억원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

여기에 참여한 엔젤만 2백97명.

창투조합은 그동안 5백27개사에 5천6백72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올들어 대구 경기 인천벤처펀드 등 지자체들이 결성한 창투조합이
등장하고 있다.

작년에 14개에 그쳤던 창투조합 결성이 올해는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20개를 웃돌 것으로 중기청은 전망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다.

"무늬만 벤처"인 기업에 투자했다가 돈을 고스란히 날리는 엔젤이 적지
않다.

파이낸스 신용펀드 엔젤투자 등의 간판을 단 유사 금융기관에 돈을 맡겨
떼인 엔젤도 늘고 있다.

이들 유사금융 기관은 벤처기업 투자로 한달 최고 2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선전문구로 엔젤을 현혹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엔젤도 적지 않다.

투자자로 접근해 사업계획서를 빼내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엔젤과 벤처기업 그리고 이를 중개하는 엔젤클럽이나 금융기관 등
모든 관계자(기업 및 기관)들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게 엔젤 투자의 활성화를
위한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