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도 블랙박스(black box;사고기록장치)가 장착된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용 블랙박스 개발에 성공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 장치를 오는 2003년부터 승용차 및 상용차 모든 차종에
옵션(선택 사양)으로 달게 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용 블랙박스는 교통사고 발생시 모든 정보를 기록해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장치다.

현대는 97년부터 2억원을 들여 개발한 이 장치는 비행기 블랙박스와
유사한 기능의 블랙박스로 세계적으로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최첨단 기술
이라고 밝혔다.

블랙박스를 개발한 이 회사 남양연구소 김영길 이사는 "이 장치가 보급되면
모든 교통사고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돼 교통사고에 따른
시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치는 차량 곳곳에 붙어 있는 센서를 통해 외부 충격, 운전자의
핸들조작, 브레이크 및 가속 페달의 조작 등 모든 사항을 사고시점 전후
일정 시간동안 기억한다.

또 충돌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시스템 외부에서 입력되는 모든 정보라인
은 스스로 단선이 되며 시스템 내부에 장착된 정보만을 기록하도록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량이 충돌 후 물속에 잠기더라도 충돌정보는 그대로 저장된다.

사고지역의 도로상태가 눈길인지 비포장도로인지도 스스로 판단하며
1차충돌후 2차충돌이 발생해도 동일한 방식으로 충돌정보를 기록한다.

현대는 충돌정보를 이용한 사고상황 재현 및 원인을 규명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했으며 3차원 애니메이션을 통한 차량의 전복사고도 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세계적으로는 스웨덴의 자동차메이커 사브가 일부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아
판매하고 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