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시스템에 몰래 침입해 정보를 빼내거나 장애를 일으키는 해킹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미국 유럽 등의 주요 전산망을 노린 해외 해커들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국내 전산망을 우회루트로 삼는 사례가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8일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정보보호센터에 따르면 대학 연구소 중소기업
등의 해킹사고 신고건수는 97년 64건에서 98년 1백58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들어서는 4월말까지 1백24건에 이르러 지난해 전체 해킹건수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피해신고 가운데 72건은 대학이며 45건은 중소기업과 PC통신업체,
4건은 지방소재 기관, 3건은 민간단체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해외 전문해커들에 의한 피해도 96년 1건에서 97년 11건, 98년
1백23건, 올해 4월말까지 79건 등으로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해커들은 미국 국방성이나 NASA(항공우주국) 유럽의 핵 또는 암치료
연구소 등 주요 기관의 전산망에 침입하기 위해 방어가 허술한 국내 대학 및
중소기업 전산망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3-4명씩 그룹을 지어 국내 전산망에 침입, 멀티스캔(MSCAN)이란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된 국내 컴퓨터들의 취약점을 파악,
침입루트를 알아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일부는 비밀번호가 붙여진 연구소등의 파일등도 훔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해커들은 대부분 미국등에서도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어 피해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항공대는 올들어 1월말에서 2월초에
걸쳐 해외 해커들로부터 수십차례나 해킹을 당했다.

해외 해커들은 연구실내 학생용 컴퓨터망으로 침입, 해킹프로그램을 테스트
하고 일부 시스템의 파일을 삭제하고 도주했다.

이들은 같은 시기 서울대(1건)와 충남대(3건)를 비롯 홍콩(3건)과 미국
보스톤대(1건)독일 슈퍼컴퓨팅센터(3건)도 해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해커들에 의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PC통신 가입자가 개인용 PC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
게임방 PC를 파괴하고 위협메시지를 띄웠다.

또 서울 K대 C군은 지난3월 KAIST 전산망에 침입해 백오리피스란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 시스템을 파괴하고 우리별3호를 포함한 주요 정보를 훔친
사실이 적발됐다.

정보보호센터 임채호 기술지원팀장은 "신고된 해킹사고는 오히려 단순한
피해 사례이며 피해를 입은 기관들이 신고하지 않는 것들중 상당수는 중대
사고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팀장은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와 거래정보등 비밀자료의 유출.변조.삭제와 서버 및 네트워크의
파괴 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 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