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 SK 회장이 모친상을 당했으나 외부에 일절 알리지 않은채 조용히
장례식을 치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17일 SK에 따르면 손 회장의 모친 김정숙(84) 여사는 지난 14일새벽 노환
으로 타계했다.

유해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가 17일 벽제에서 화장을 한뒤
경남 하동군 악양면 선산에 재가 뿌려졌다.

손 회장은 이같은 모친상을 외부에 일절 알리지 말라고 주위에 당부하고
부의나 조화 등을 받지 않았다.

손 회장은 지난 3월 차남을 결혼시킬때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 바람에
가까운 친지들만이 참석했다.

축의금을 받지않은 것은 물론이다.

손 회장이 이처럼 경조사를 외부에 알리지않은 것은 그의 검소한 성품때문인
것으로 주위에서는 보고있다.

IMF사태 등으로 사회가 어려운데 번거롭게 주변사람들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는 것이 손 회장의 평소 지론이었다는 것.

특히 모친 장례식에는 일부 임원들이이 사실을 알고 조의를 표하려 했으나
임원들도 일절 오지말라고 지시, 사장단만이 조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 모친이 이날 벽제에서 화장하게 된것은 손 회장이 가족들을 설득해
이뤄졌다고 SK관계자는 밝혔다.

지난해 타계한 고 최종현 회장의 화장을 계기로 사회전반에 걸쳐 화장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손 회장이 모친상을 계기로 다시한번 솔선수범을
보였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최 회장 타계이후 사회저명인사들로 구성된 "장묘문화
개선추진위원회"(위원장 고건 서울시장) 고문을 맡고 있다.

고 시장은 손 회장 모친상에 조전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하며 "화장문화에
협조해 줘서 감사하다"고 전해왔다.

SK는 화장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서울시와 납골공원건설을 추진중이다.

서울시가 부지를 제공하면 SK가 4백억원정도를 투자, 화장장과 납골당을
건설하기로 서울시와 합의했다.

지난해 고 최회장이 화장을 하고나서 재계에서는 구본무 LG회장, 이건희
삼성회장 등 지도층인사들이 화장문화 확산에 앞장서기로 했었다.

< 최완수 기자 wan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