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뉴브리지캐피털이 제일은행을 인수하기위해 내민 수정
안을 검토하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에선 수용불가쪽으로 입장을 정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있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관심의 촛점은 뉴브리지가 협상시한이었던 12일 내민 새 제안의 내용.

양측은 작년말 교환한 양해각서(MOU)에 담긴 비밀유지조항이 아직 유효하
다며 입을 다물고있다.

새 제안을 금감위가 받아줄 것인지가 협상결렬여부를 가름하는 관건이다.

새 제안은 기존 협상안과 차원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협상의 골격은 부실자산을 떼어내고 추가 부실화되는 자산은 정부에
되파는 권리(풋백옵션)를 뉴브리지가 갖는 것.

양측은 이 구도속에서 자산평가및 풋백옵션의 제한문제에 관해 이견을 좁
히지못했다.

새 제안은 이 조건을 일부 바꾼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내용이 전혀 다르다"며 "새 제안대로라면 공적자금이 얼마
나 들어갈지 이 자금을 회수하는데 얼마나 걸릴지등을 파악하는데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부실회사 인수전문가인 뉴브리지가 내민 제안이 부실회사 매각초보자인
금감위를 괴롭히고 있는 셈이다.

한 관계자는 "새 제안을 검토하는데 걸리는 시간문제외에도 우선 제일은
행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당면 과제를 감안할때 뉴브리지건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잠길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언제든지 타결될수도 있고 결렬선언이 나올수도 있다.

금감위는 뉴브리지와의 협상이 깨지면 영국계 리젠트퍼시픽그룹 등 2~3
개 인수희망자들과 새로 협상에 나설 것을 검토중이다.

금감위는 "주변상황이 달라졌고 원가가 많이 들어간 만큼 손해보고 팔
순 없다"는 입장이다.

제일은행 매각결정은 금감위가 실무판단을 내리지만 재정경제부와청와대등
의 의견도 반영될 전망이다.

관련 기관들의 특성과 협상실무자들의 강온기류등 협상타결여부를 결정짓
는 주변 여건이 아직 한 방향을 향하지는 않고있다.

오형규 기자 ohk@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