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를 보내고 있다.
때문에 기업, 주식투자자 등 민간경제 주체들이 판단에 혼선을 빚는 부작용
이 초래되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평가가 대표적 사례다.
이규성 재정경제부 장관은 6일 국방대학원 안보과정 수강생들에게 배포한
강의자료에서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 실적장세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그 근거로 "실물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구조조정
으로 기업가치의 내실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의 설명대로라면 주가는 추가상승의 여지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전혀 다르게 얘기했다.
그는 금리를 더이상 내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리의 하향안정화 정책을 일단 유보한다는 얘기다.
그 배경의 하나로 "주가의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주식투자자들로서는 혼돈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
이 장관과 전 총재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이 장관은 "수급측면에서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단정했다.
반면 전 총재는 "일부 부동산시장의 가격이 동요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물경기 평가에서도 이 장관과 전 총재는 견해차이를 보였다.
이 장관은 "중요한 것은 경기회복세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관계자들은 이를 "현재의 경기속도를 지속시키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전 총재는 "실물부문의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상당히 빠르다"며
"회복속도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으로 봐서는 회복속도를 다소 늦추는 정책을 예상할 수 밖에 없다.
경기회복 속도에 관한 이같은 시각차이는 올해 경제성장율 전망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전 총재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이 지난달 수정 발표했던 3.8%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경부는 여전히 올해 경제운용계획상의 성장율 전망치를 2%로
고수하고 있다.
이에대해 대우그룹 관계자는 "당국의 경제전망치는 기업들이 경영계획을
세우는데 중요한 기초자료"라며 "두 기관의 엇갈린 전망때문에 하반기 경영
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