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말 포크록, 70년대말 펑크, 80년대말 얼터너티브 록...

10년대 말미마다 미국 음악계에는 혁신적인 신조류가 등장했다.

90년대를 마감하는 지금은 "MP3"가 음악산업 전체를 뒤흔들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음악 파일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MP3는 본래 컴퓨터에 음악등 소리파일을
아주 작은 크기로 압축해 저장하는 기술.

따라서 CD롬 한장에 수백곡을 담을 수 있다.

컴퓨터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된 핵심이기도 하다.

최근 소프트웨어 업계의 선봉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상의 음악파일
다운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나서면서 MP3는 더욱 비상한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MP3파일을 서비스하는 사이트를 하나 들여다 보자.

"MP3.COM(www.mp3.com)"에 접속하면 클래식 팝 재즈등 주제별 분류가
기다린다.

원하는 장르를 클릭하면 수천곡의 리스트가 펼쳐진다.

원하는 곡을 즉석에서 감상하거나 다운로드가 가능한 파일은 저장할 수
있다.

제공되는 모든 곡은 저작권 협의를 끝낸 것.

일부 돈을 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무료 서비스도 즐비하다.

MP3서비스 사이트마다 네티즌들의 방문이 쇄도한다.

MP3시대가 본라운드에 접어들면 음악산업은 엄청난 격변을 겪게 된다.

LP시장을 단숨에 정복했던 CD는 MP3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길거리에선 레코드 가게가 사라질 운명이다.

대신 컴퓨터 한대 들여놓고 음악파일을 판매하는 가게가 메울 것이다.

언제든 음악파일을 "뽑아서" 쓸 수 있는 자판기도 등장할 전망.

전방위로 불어닥치는 디지털 태풍속에 MP3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황금
비즈니스로 주목받고 있다.

1백2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음반시장(미국)은 물론 비디오 영화 컴퓨터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력 때문이다.

이에 MP3관련 소프트웨어 시장을 둘러싼 격전이 불꽃을 튀기는가 하면
가전업계에선 컴퓨터에서 다운받은 음악파일을 재생하는 휴대용 MP플레이어
개발경쟁이 한창이다.

세계 메이저 음반사들은 MP3의 확산열풍에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득권을 뺏기는데 따른 위기의식에서다.

음반사들은 MP3를 통한 음악서비스 채널을 기존 음반사로 제한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음반배포권을 내세워 MP3서비스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MP3에 열광하는 음악 소비자들과 컴퓨터 가전업계등 각계의 이해가
맞물린 요구를 외면할 수만은 없다는 게 이들의 고민.

MP3가 주도하는 세계 음악시장의 혁명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