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렸다 하면 어떻게 모두 두자리수 인상이냐"

국민연금보험료등 사회복지비와 각종 공공요금, 세금이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고 있다.

인상폭도 보통이 아니다.

종전과 달리 껑충껑충 뛰어오른다.

거의 무차별적으로 인상된다.

샐러리맨들은 적자가계부가 양산되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시중은행에 다니는 박모(32)씨.

4월 월급봉투를 받아든 그는 짜증부터 났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무려 17만1천1백50원이나 냈다.

국민보험료 인상에 따라 두달치 보험료가 4월중 한꺼번에 공제된 것을 감안
하더라도 3월달(7만2천6백원)에 비해 터무니없이 올랐다.

국민연금 보험요율이 4월부터 3%에서 4.5%로 50% 인상된 탓이다.

또 작년중 매달 3천8백69원 부담하던 고용보험료는 올들어 6천5천73원씩
꼬박꼬박 내고 있다.

고용보험료는 지난 1월 월급의 0.3%에서 0.5%로 높아졌다.

의료보험료 주민세등 은행원 박씨의 월급에서 떼인 돈은 모두 21만9백33원에
이른다.

월급(1백31만4천6백원)의 15.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직장의료보험조합이 의료보험료를 올리지 않았기에 그의 월급봉투는 그나마
덜 얇아졌다.

1백40개 직장의보조합중 22개 조합은 올들어 의료보험료를 평균 27% 인상
했다.

공무원의 경우 의료보험 부담금이 평균 57% 뛰었다.

일반기업에 다니는 권 모(40)씨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본봉과 각종수당을 합쳐 이번 달에 2백48만원이 찍혀 나왔다.

공제내역에는 국민연금보험료가 5만3천4백원에서 12만 6천원으로 136%가
올랐다.

고용보험료는 6천8백20원에서 1만2천4백10원으로 무려 81%나 뛰었다.

보너스가 전액 삭감돼 30%이상 연간 급여가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만만찮은
부담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들은 지하철을 타도, 승용차를 몰아도, 담배를 피워도, 수돗물을 먹어도
"비싼" 몸이 됐다.

서울과 수도권의 지하철 전철 요금은 지난 1월 구간별로 50원씩 올랐다.

담배값이 담배소비세 인상에 따라 10% 인상됐다.

서울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지방자치단체는 수도물 값을 최고 25%나
올렸다.

공공기관에 뒤질세라 금융기관들도 인상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생명보험및 손해보험사의 보장성 상품 보험료가 종전보다 최고 25%까지
오른다.

생명보험사들이 4월부터 보장성 보험의 가격을 올린데 이어 손해보험사들도
5월부터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상해보험 질병보험 연금보험 등의 보험료를
인상한다.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예정이율이 1~2%포인트 내리면서 소비자가 부담
해야 할 몫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 회사에서는 보험료를 올리지않는 대신 소비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장내용을 크게 조정했다.

돈을 적게내는 대신 보장혜택을 적게 주겠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송금수수료를 보이지 않게 야금야금 높이고 있다.

또 대출금 조기상환 수수료등 수익성 명목으로 각종 수수료를 신설, 가계에
주름살을 주고 있다.

서민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휘발유값도 오를수 밖에 없는 구조다.

비록 정부가 휘발유세를 낮춰 당장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는 하나 상승세를
계속 막기는 어렵게 돼 있다.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가 되면 국내 휘발유값은 1천5백원(현재 1천2백원안팎)
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화요금은 하반기중 오를게 확실시되고 있다.

게다가 교육비 진료비등 실생활과 관련된 요금은 오름세가 언제 꺾일지도
모른다.

이에대해 서민들은 강력히 반발한다.

회사원 배모(37)씨는 "무차별적인 요금 세금인상에 저항운동이라도 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서울 YMCA 시민중계실의 김종남 간사는 "97년말 이후 각종 공공요금이 예외
없이 두자릿수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서비스질은 개선되지 않은채
서민들의 주머니만 축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터무니없는 요금인상에 자료제시를 요구하는등
앞으로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 김성택 기자 idntt@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