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금년중 자산규모 1조원이 넘는 우량 계열사를 해외에 매각하는 등
계열사를 26개사로 줄이고 그룹을 조기에 해체키로 했다.

특히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을 통해 어렵게 한화에너지를 사들인 현대정유
를 해외에 되파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다.

박세용 현대 구조조정본부장은 23일 계동 현대 본사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5개 핵심업종의 하나인 중화학의
화학부문을 주력에서 제외시킬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화학부문을 주력에서 제외함에 따라 현대정유를 포함한 화학분야
계열사 6개사 모두를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가 이번에 구조조정계획을 보완해 조기실현방침을 밝힌 것은 반도체
협상타결을 계기로 그룹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 그룹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는 화학부문 정리와 함께 79개 계열사(98년기준)를 연말까지 26개만
남기고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

특히 업종전문화에 맞지 않는 기업은 물론 자산규모가 1조원이상이고 수익성
이 높은 우량 기업 다수(5~6개사)를 처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대는 이미 18개의 계열사를 계열분리 혹은 매각방식으로 정리했으며
연말까지 35개사를 추가로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인천제철 매각 여부에 대해 "검토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해
매각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는 또 자동차 등 5개 핵심업종의 소그룹 분리계획을 앞당기기로 했다.

자동차 부문 분리를 1년 앞당겨 2000년 실시하고 전자 건설 중공업 금융.
서비스 등 4개 핵심업종의 분리도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2003년 마무리할
방침이다.

현대는 이밖에 부채축소 등 한층 강화된 재무구조개선안을 내놨다.

기아계열 및 LG반도체의 부채를 포함한 총부채 79조2천7백10억원중 연말
까지 33조9천30억원을 줄여 총부채를 45조3천6백80억원으로 감축키로 했다.

이를통해 지난해말 현재 4백49.3%의 부채비율을 1백99.1%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측은 부채축소방안으로 <>계열사매각 및 합작(9조8천3백36억원)
<>계열분리(4조4천1백80억원) <>유상증자 및 자산매각(19조6천5백14억원)
등을 제시했다.

대주주의 책임경영을 위해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금년중 1천5백억원을
현대건설 등에 출자하는 등 대주주들이 총 5천억원을 계열기업에 출자하기로
했다.

현대는 자동차와 전자부문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선진국과 기술 및 자본
제휴를 강화할 방침이다.

< 이익원 기자 iklee@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