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부모님이 가지고 있던 재산을 상속하게 된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입니다.

우리가 상속에 관해서 얘기할 때, 보다 정확하게 얘기하려면 상속인이
누구고, 피상속인이 누구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피상속인이라는 건, 재산을 남기고 돌아가신 분을 말하는 것입니다.

상속인이란 바로 이 남겨진 재산을 상속받을 사람을 말합니다.

상속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논의되는 것이 빚도 상속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이라는 제도가 이용되기도
합니다.

청주에 사는 윤씨는 6남매중 장남입니다.

윤씨의 아버님은 조그마한 사업을 해오셨고, 그래서 그간 모아놓은 재산이
약간 있습니다.

지금부터 약 3년전 윤씨의 세 번째 동생으로 인해서 집안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부모님과 이 셋째 동생간에도 사이가 아주 나빠졌습니다.

윤씨의 셋째 동생은 흔히 얘기하는 망나니처럼 행동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당시 윤씨가 나서서 일을 수습했고 그 과정에서 동생이 저지른 일은 모두
가족들이 책임을 지고, 대신 문제를 야기한 동생은 앞으로 부모님이 돌아
가시게 되더라도 상속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상속포기서를 작성했습니다.

윤씨의 아버님은 지난 1월에 돌아가셨습니다.

가족들이 상속재산의 처분에 관해서 서로 논의를 하는 자리에 이 셋째
동생이 나타나서 자기도 자식인데 왜 상속재산을 못받게 하냐면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였습니다.

윤씨로서는 동생이 이미 상속을 포기한 이상, 이제와서 다시 상속을 받겠
다고 하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한번 상속을 포기했는데, 이제와서 다시 상속을
받겠다고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속포기라는 것은 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법률에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상속포기를 하면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상속포기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이후에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피상속인이
사망하기 이전에 상속포기를 할 경우에는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윤씨의 셋째 동생은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상속포기를 했기 때문에 상속
포기의 효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 상속을 받겠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윤씨로서는 동생 때문에 속이 상하겠지만, 이 문제를 감정적으로 처리하기
보다는 가족들과 서로 상의해서 동생을 잘 설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 변호사. 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