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김대중 대통령이 20일 대한항공을 예로 들며 "전문경영인 체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인 것과 관련, 엇갈린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항공에 국한된 일회성 경고로 보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반면 이를 계기로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정부의 드라이브가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주도적인 해석은 김 대통령의 발언에는 최근 잇단 안전사고를 내고 있는
대한항공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보는 쪽이다.

모그룹 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언급은 대한항공 경영진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질타 차원에서 이해돼야 한다"며 "오너체제 전반에 대한 부정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인사도 "한진의 경우 추락사고로 인해 청와대에서 경영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일 뿐 이를 타그룹으로 확대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강조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오너 경영체제가 문제가 된다고 단정지을 수
없고 반대로 전문경영인체제가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할 수도 없다"고 설명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날 발언을 계기로 대기업 지배구조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점치는 인사들이 적잖다.

정부가 "빅딜"등을 통해 산업구조 개편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만큼
이제 "오너" 문제를 건드릴 순서가 됐다는게 논거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권고안
을 마련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국내에서도 이 문제를 대기업 정책과 연관시킬
움직임을 보여 왔다.

모 연구소 관계자는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각 대기업들이 대표적인
전문경영인들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가시화하는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