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l씩 마신 셈이 된다.
이를 25도짜리 소주로 따지면 2홉들이 약 70병 씩을 마셨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민 1인당이니까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70병을 마셨다는 것이니 진짜
술꾼들은 엄청난 양을 마셨다는 사실을 짐작할수 있다.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술 소비량은 세계 27위다.
더욱이 술을 마셨다하면 고주망태가 되는 우리나라 술꾼들의 습관은 단연
금메달 감이다.
사람이 술을 마시다가 완전히 취해 술이 사람을 마시면 다음날 아침 머리가
패이고 뱃속이 뒤틀려 메스껍고 목이 탄다.
또 아침식사를 거르고 출근후에는 상당시간 피로와 권태에 휩싸여 정상적인
활동이 어렵다.
이런 숙취는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의 중간대사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한 것이다.
또 질이 나쁜 합성주나 싸구려술 속에는 푸젤유같은 불순물이 들어 있어
숙취를 유발한다.
섞어 마신다고 해서 무조건 숙취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서양인의 가정에 초대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풀코스로 저녁을
먹으려면 적어도 4~5가지 술을 마시게 된다.
맥주나 포도주는 물론 위스키 샴페인 럼주 보드카 등 여러가지 술을 그대로
마시거나 섞어 마신다.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셨다고 다음날 아침에 숙취를 일으키는 일은 별로
없다.
그런데 우리 술꾼들은 "짬뽕"만 했다 하면 반드시 숙취가 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숙취는 사람의 신체상태, 술의 질, 음주량, 음주속도 등에 의해 좌우된다.
자기의 주량을 넘지 않게 천천히 마시는게 숙취예방에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아세트알데히드의 생성속도가 느려져 숙취가 안 생긴다.
또 종류가 다른 술을 섞어 마실 때는 도수가 낮은 것을 먼저 마시고 높은
것은 나중에 마셔야 한다.
그래야 천천히 취하고 숙취도 생기지 않는다.
독한 양주나 소주를 마시고 입가심으로 맥주를 마시면 화근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
술을 섞어 마실때 빨리 취하게 되는 것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이 들어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더라도 칵테일일 뿐이기 때문에 천천히만
마신다면 결코 머리를 패는 숙취는 나타나지 않는다.
아무리 고약한 "폭탄주"라도 적당량을 서서히 마시면 겁낼 필요가 없다.
물 마시듯 퍼 마신다면 배겨낼 장사가 있을 수 없다.
오히려 술은 종류에 따라 원료나 제조기법이 다르고 독특한 색깔 향기 맛을
지니고 있어 몇가지 술을 섞으면 그 향미가 더욱 좋아지게 된다.
서양인은 이를 칵테일 기법으로 승화시키고 있는데 반해 동양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가지 술만 마시는 것을 주도로 알고 있다.
이런 주도는 생각해 볼 일이다.
< 동국대 식품공학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