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주식시장에는 신바람이 불고 있다.

주가가 하루가 다르게 둥실둥실 떠오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15일 가볍게 700선을 넘어섰다.

그런 증권시장에 고민거리가 하나 돌출했다.

주가지수 선물시장을 둘러싼 갈등이다.

현재 증권거래소가 운영하고 있는 주가지수 선물시장을 23일 개장되는
부산의 한국선물거래소로 이관하느냐 마느냐가 태풍의 핵이다.

주가지수 선물시장을 부산으로 빼앗기지 않으려는 증권업계와 증권거래소 등
증권유관기관들이 태풍권의 한쪽진영을 형성하고 있다.

다른 한쪽엔 주가지수 선물시장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한국선물거래소가
진을 치고 있다.

주가지수선물시장 이관을 반대하는 증권노조와 증권유관기관들은 급기야
행동에 나설 조짐이다.

이관이 결정될 경우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15일 선포했다.

총파업엔 현물과 선물시장의 거래를 중단시킬 것도 불사한다는 "핵폭탄"카드
까지 들어있다.

생존차원에서의 투쟁이라고 한다.

애써 세계 제2위의 시장으로 발전시켜 놓았는데 절대 포기할 수없다는
논리다.

유치와 관련한 양진영간의 정.관계 로비전과 언론홍보전도 치열하다.

지역경제를 살려야한다거나, 시장경제원리에 따라야한다는 등의 온갖 거창한
용어가 난무한다.

다 좋다.

하지만 정치논리가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에 다달아서는 서글퍼진다.

국내 최초의 상품선물시장인 한국선물거래소가 부산에서 개설된 것 자체가
정치적인 논리에 지배당했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무엇보다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지배해 벌어진 폐해와 결과를 최근 목격
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얘기다.

빅딜대상에 오른 삼성자동차의 부산 녹산공단 입지선정이 대표적이었다.

수년전 정치논리가 개입돼 "억지 춘향"식으로 입지가 결정됐음은 잘 알려져
있다.

분명 만반의 준비를 갖춘 선물거래소 개설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투자자들, 증시관계자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한국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서글프게 하는 게 있다.

이런 정치논리로 빚어진 일련의 파편에 일반투자자들이 상처를 입는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이야말로 이런 시장의 최종 소비자요 중요한 축인데도 항상 무시
되고 있다.

주가지수선물 이관여부가 한창 상승불꽃을 사르는 주가에 제발 찬물을
끼얹기 말길 바라는게 일반투자자들의 소박한 마음일게다.

< 김홍열 증권부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