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함은 데이비드 듀발 못지않았다.

승부에 대한 집념은 타이거 우즈에 버금갔다.

그는 3년전 디스크 증세가 다리에까지 뻗쳐 무려 18개월간 골프를 놓아야
했다.

두달간은 걷지도 못할 정도였다.

그 인간승리의 주인공은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33.스페인).

올라사발은 베테랑들인 그레그 노먼, 데이비스 러브3세의 집요한 추격을
따돌리고 94년에 이어 두번째로 그린재킷을 걸쳤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최종라운드
하이라이트는 아멘코너의 마지막인 13번홀(4백85야드).

전홀까지 올라사발은 6언더파, 노먼은 5언더파였다.

선두 올라사발은 안전한 길(3온)을 택했다.

반면 동반자인 노먼은 승부를 걸었다.

홀까지 1백95야드를 본 노먼의 세컨드샷은 깃대를 지나 9m지점에 멈추었다.

역전기회.

노먼의 이글퍼팅은 내리막라이를 타고 슬슬 굴러가더니 홀속으로 사라졌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7언더파 단독선두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번엔 3온후 7m 버디기회를 맞이한 올라사발의 차례.

상대가 노먼이고 먼저 이글퍼팅을 성공해 위축될만도 했지만 그도 버디퍼팅
을 넣었다.

7언더파로 공동선두.

그러나 노먼의 공동선두는 바로 이어진 14번홀(4백5야드)에서의 3온2퍼팅
보기로 금방 끝나 버렸다.

노먼의 불운은 계속됐다.

15번홀(5백야드)에서 98야드를 남기고 친 샌드웨지 서드샷이 그린오른쪽
벙커에 빠진 것.

또 보기.

올라사발과 2타 간격이 됐다.

러브3세보다도 1타 뒤졌다.

마지막 파3홀인 16번홀(1백70야드).

올라사발의 1m 버디퍼팅은 추격자들을 2~3타차로 타돌리는 결정타가 됐다.

올라사발은 이날 1언더파 71타 포함, 합계 8언더파 2백80타였다.

총 4백만달러의 상금중 그의 몫은 72만달러(약 8억8천만원).

그는 63년 대회역사중 두번이상 챔피언에 오른 14번째 선수가 됐다.

미 투어 5승, 통산 22승째.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