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입고 있는 바지가 구두굽을 덮을 정도로 길게 끌리는 바지라면 위로
접어 입는 것이 좋겠다.

올 여름에는 복숭아뼈를 살짝 드러낸 길이의 바지가 유행할 전망이기 때문
이다.

또 엉덩이가 보일 정도로 짧았던 바지의 밑위길이는 약간 더 길어져 편안해
지고 발목까지 꽉 조였던 답답한 디자인이나 지나치게 넓은 나팔바지도 사라
진다.

대신 엉덩이부터 무릎까지 달라붙다가 무릎아래에서 넉넉해 지는 실루엣이
인기 끌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들려준다.

백화점 봄세일을 끝내면서 초여름옷 판촉전에 돌입하는 패션업체들은
상의보다는 하의가, 스커트보다는 바지가 많이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이맘때 재킷 니트등 상의가 많이 팔렸기 때문에 올해는 다시 하의가
많이 팔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한때 들쭉날쭉한 밑단으로 상징되는 아방가르드 룩의 영향으로 스커트
판매가 좋았던 만큼 올해는 바지를 많이 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바지의 인기를 예상하는 또 한가지 이유는 아방가르드 룩 이후 확실한 주도
세력이 없는 스커트에 비해 바지는 "복숭아뼈가 보이는 스타일"이라는 뚜렷한
트렌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60,70년대 짧막하게 입었던 바지를 떠올리면 유행할 바지 모양새가 쉽게
이해된다.

청바지도 마찬가지.

그시절 길이로 돌아가 짧아질 전망이다.

한때는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게 입었지만 올 여름에는 일자 스타일의
청바지를 길게 접어 입는 스타일이 대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 디자이너들은 이처럼 발목길이의 바지가 유행하는 이유를 "글램록
(Glam Rock)"이라는 올해 트렌드에서 찾는다.

글램록은 데이비드 보위와 같은 60,70년대 록가수들의 화려하고 글래머한
옷차림에서 모티브를 얻은 스타일을 지칭한다.

번쩍거리는 구슬장식과 발목이 드러난 바지, 강렬한 원색의 티셔츠, 진한
청색의 청바지 등이 글램록의 대표적 표현이다.

짧은 길이의 바지에 코디하기 적당한 신발은 드러난 발목을 강조할 수 있는
납작한 로퍼나 단화 또는 스니커즈 등이다.

가늘고 높은 굽의 힐은 모델같은 체형의 사람이라면 몰라도 대부분의 일반인
들이 신었을 경우 불안정해 보이고 덜 세련돼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상의는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원색 프린트의 티셔츠도 좋고 밝은 블루, 흰색,
핑크 계열의 밝은 색상도 짧은 길이의 바지에 어울린다.

다만 복잡하고 무거운 느낌의 상의는 삼가해야 한다.

몸에 자연스럽게 붙는 스타일의 티셔츠 하나만을 매치시키는 등 윗옷은
최대한 심플하게 입어주는 것이 좋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