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협상이 장기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와 LG는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시한인 지난 3월 7일이후 한달 동안 자율
협상을 벌였으나 주식가격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거기다가 빅딜 대상인 LG반도체 직원들은 현대와의 고용안정합의안을 부정
하고 있고, 보상빅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데이콤의 직원들도 LG로
경영권이 넘어가는데 반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일단 자율협상을 지켜 보겠다며 종전의 강압적인 자세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 금감위 입장변화 = 이헌재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7일 상공회의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빅딜협상은 당사자인 현대와 LG가 자율적으로 해결
해야 한다"면서 "협상을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협상이 실패했을 경우에 대해 "과잉투자를 해소하기 위해 빅딜
을 추진한 만큼 채권금융기관들이 채권보전을 위해 어떤 조치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해 정부가 별도로 제재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반도체 빅딜의 조기 타결 가능성에 대해 "최근 매각 추진중인
대한생명도 이미 지난해초부터 매각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도체 빅딜이 지연되는 것이 아니므로 조기타결을 위해 압박을 가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총수들의 결단을 촉구한 종전보다 완화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주식양수도가격 차이 이견 = 현대는 최근 주식양수도 가격에 대한 LG와의
입장차이가 반도체 경기에 대한 기대 차이 때문으로 보고 LG측에 지분의 일부
를 1,2년후에 그때 주식시장 가격으로 인수하겠다는 새로운 안을 제안했다.

현대는 그동안 LG측에 1조2천억원을 제시해 왔다.

이에대해 LG측은 LG계열사들이 보유하고있는 LG반도체 주식을 현대측에
일괄양도한다는게 기본 입장이라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당초 제시한대로 한꺼번에 3조8천억원을 내리는게 LG의 요구다.

<> LG반도체와 데이콤 직원들의 반대 = LG반도체 직원들은 지난 1월 노동부
의 중재로 현대측과 합의했던 고용보장내용을 부정하고 협상을 다시 할 것을
최근 회사측에 요구했다.

이들은 당시 합의 사항중 2000년말까지로 된 고용보장기한을 주식양수도대금
잔금 납부후 3년으로, 명예퇴직자에 대한 위로금을 평균임금 10개월분에서
평균임금 13개월분으로 늘려 달라고 주장했다.

LG반도체 직원들은 이와함께 청주 구미 대전 천안 등에서 반도체 빅딜 반대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