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의 해태음료 인수로 연간 2조2천억원(98년기준 추정)에 이르는
국내 음료시장의 판도에도 지각변동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제일제당은 자사가 생산해온 스포츠음료 게토레이및 생수 이외에도
해태음료의 주스류및 전통음료 등을 새로운 상품군으로 추가, 국내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서는 초대형 음료업체로 부상하게 됐다.

또 최근 30대그룹으로 진입한데 이어 음료시장의 강자를 새식구로 끌어
안게 됨에 따라 식품업 등을 중심으로 쌓은 핵심역량을 엔진삼아 고성장
가도를 더 한층 빠른 스피드로 질주할수 있게 됐다.

<>왜 인수했나 =제일제당의 지난해 식음료분야 매출액은 2조원을 넘는다.

그러나 음료매출은 게토레이 생수 등을 중심으로 1천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기타식품과 음료간에 상당한 매출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종합식음료업체를 지향하는 제일제당이 브랜드 파워가 강하고
연간 매출액이 5천억원을 넘는 해태음료에 군침을 삼킨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해태음료가 지난해 2월 첨단설비를 갖춘 천안공장을 준공한것도 이런
결정에 한몫했다.

이 공장은 모든 음료제품을 생산할수 있는 첨단 설비를 갖고 있는데다
생산능력도 연 5천억원 상당에 이르는 대규모다.

게다가 매입가격도 해태음료의 생산설비나 브랜드가치등을 감안할때
파격적으로 싸다.

해태그룹은 물론 채권은행단은 당초 해태음료의 자산가치가 5천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평가했다.

제일제당은 지난해 유상증자 부동산및 유가증권 매각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1백20%대로 낮추는 등 자금흐름을 크게 개선해 이 정도의 자금은 별 무리없이
부담할수 있는 수준이다.

<>음료업계에 미치는 파장 =이 회사는 해태음료(매출액 5천5백억원)의
인수로 음료분야의 매출액이 줄잡아 연간6천5백억원에 이르게 된다.

국내 음료시장의 30% 이상을 차지, 1위기업인 롯데칠성음료와 맛먹는
최대 음료회사로 발돋움 하게됐다는게 이 회사의 분석이다.

한국코카콜라(4천2백억원)보다는 매출액이 50% 이상 많다.

분야별로도 스포츠음료의 경우 제일제당의 게토레이와 해태음료의
네버스탑 매출을 합칠경우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어선다.

이 분야에서 포카리스웨트에 이어 만연 2위에 머문 설움에서 단번에
벗어나게 된다.

스파클과 해태샘물을 합친 생수분야에서도 선두자리를 넘볼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훼미리주스를 앞세운 주스분야는 롯데칠성과 쌍벽을 이루게 된다.

한마디로 리딩 브랜드를 가장 많이 갖는 음료업체가 되는셈이다.

이같은 외형적 이점 외에도 양사간 주력 제품군과 판매망을 통합하면
상당한 시너지효과도 얻을수 있다.

제일제당은 식품판매를 통해 구축한 전국적 영업망과 CJ GLS란 국내 최고
수준의 물류회사를 갖고 있다.

또 해태음료는 전국적으로 거미줄같은 판매망을 구축해 놓고 있다.

< 김영규 기자 young@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