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기밀이 외부로 빠져 나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개인이 사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서 기업의 영업비밀이나 노하우를 유출
시키는 경우도 있고 외부의 산업스파이가 기밀을 노리기도 한다.

첨단기술과 신상품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회사의 기밀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기업내에 보안관리 위원회를 설치하는가 하면 보안관리 전문가를 채용하고
많은 비용을 보안시설에 투자하고 있다.

기업기밀의 유출은 건전한 기업발전을 저해한다는 판단에서 국가는 기업기밀
을 법으로 보호해주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비리에 관한 비밀이다.

이것은 보호되지도 않고 지켜지지도 않는다.

예를 들어 뇌물을 건넨 사람은 어딘가에 반드시 기록하게 된다.

뇌물을 받은 사람은 기록이 필요없지만 준 사람은 기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래 비밀이란 잘 지켜지지 않는 속성이 있다.

"영원한 비밀은 없다" "두사람 이상이 알고 있는 비밀은 비밀이 아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네가 알고 내가 알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라는 말들은 이를 표현하는 것이다.

기업이 불법행동이나 비윤리적인 행동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것은 그동안
어느 나라에서든 흔히 있어온 일이다.

심지어 이익의 극대화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 그리고 윤리와 비윤리의
경계선에서 이루저 진다는 잘못된 인식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리고 회사의 종사자들은 회사에 충성과 헌신을 할 의무가 있으며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모든 행위는 배신행위로 간주되기도 했다.

미국의 소비자보호운동가인 랄프 네이더는 기업의 반사회적 활동이나
반소비자행동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사회정의에 입각해 기업내에서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람을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라고 한다.

불과 10여년전까지만 해도 내부 고발자들은 회사에 반역행위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직장인은 자신이 속한 기업이나 고용주를 비난해서는 안되는 충성의 의무가
더 강조됐기 때문이다.

네이더가 내부고발자들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동안 기업경영자들은 이들이
기업을 배반하고 사회에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다고 맹비난을 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내부고발자들은 더 이상 반역자가 아니라 사회정의를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화산되고 있고 많은 나라에서 이들을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미국은 내부비리 고발자 보호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기업활동이 비윤리적 불법적이거나 사회에 해가 된다고 여겨질 경우
그 조직원은 이를 해당 조직의 사무국이나 외부기관에 고발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보복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클린경영을 위해서는 내부고발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

기업내에서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를 발견한 종업원은 상사 또는
기업윤리위원회에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시정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외부 고발을 하는 제도를 도입할 때 진정한 윤리경영이 뿌리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 IBS컨설팅그룹대표 yoonek18@hanmai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