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일 연례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NTE:The
National Trade Estimates Report on Foreign Trade Barriers)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교역정책이나 무역관행에 여전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일본 중국 유럽연합(EU)등과 함께 시장접근이 어려운 나라로 분류했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시장개방형 경제개혁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고 진전도 있다고 평가했다.


Q) 한국이 NTE보고서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A) 이 보고서는 올 한해 동안 미국이 교역상대국에 대해 무엇을 요구하고
어떻게 협상에 임할 것인가를 담은 공식문서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미국 무역대표부는 한국에 대해 구체적인 통상압력을
가하고 교섭의 방향을 설정한다.

미국은 이 보고서를 통해 교역상대국에 대해 "올해 이것을 문제 삼을 것이니
준비하라"고 힌트를 주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따라서 한국같은 미국과 교역량이 많은 나라는 매년 4월이 되면 이 보고서가
어떻게 나올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Q) 이 보고서에서 일단 거론되면 바로 통상이슈화되는가.

A) 그렇지않다.

무역대표부는 매년 4월초에 보고서를 발표하는 동시에 의회에 제출한다.

미국 행정부가 국민과 의회에 대해 "앞으로 통상정책을 이렇게 펴서 미국
이익을 극대화하겠다"고 공표하는 셈이다.

무역대표부는 5월초(보고서 발표후 30일 이내)까지 보고서에서 거론한 내용
중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통상문제를 선정한다.

이 절차 (교역확대우선관심사항;trade expansin priorities)를 밟는 한편
으론 상대국과는 실무협의 등을 진행한다.


Q) 실무협의와 같은 사전 정지작업을 통해서도 미국의 의도대로 문제가 안
풀릴 경우에는.

A) 무역보복을 전제로 한 슈퍼 301조를 발동한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미국의 수출증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불공정무역
행위를 실무협의 등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우선협상대상 관행(PFCP:
Priorty Foreign Country Practices)으로 지정한다.

이 경우 슈퍼 301조를 발동했다고 말한다.

미국은 97년에 한국의 자동차수입시장에 대해 이를 적용했다.

Q) 슈퍼 310조에 따라 PFCP로 지정되면 바로 무역보복을 하는가.

A) 그렇지않다.

PFCP로 지정된 후 90일동안 상대국과 쌍무협상을 계속한다.

이 기간중에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301조에 의한 조사를 일방적
으로 개시한다.

한.미 자동차 협상은 미국이 슈퍼 301조 발동후 무역보복을 하기 직전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Q) 이번 보고서에 거론된 쇠고기 의약품 철강 자동차 및 정부조달 등에
대해 미국은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려고 할 것인가.

A) 보고서는 "한국의 무역관행에는 여전히 불공정한 점들이 많이 남아있다"
고 하면서도 "김대중 정부 출범이후 개선되고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당장은 불만이 있지만 일단 지켜보겠다"고 경고와 유보 메시지를
동시에 보내온 것으로 봐야한다.

따라서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당장 슈퍼 301조를 발동할 대상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다만 쇠고기 수입문제는 이미 WTO 분쟁절차에 넘긴데 비춰 볼 때 앞으로도
다자간무역기구를 통한 지속적인 통상공세를 계속될 것이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