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계속 떨어지는데도 막상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면 여전히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예금이자는 금리변동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데 비해 대출이자는 뒤늦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왜 이럴까.

Q)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경쟁적으로 내리는 이유는.

A) 은행마다 지난해 상반기 고금리를 주면서 정기예금이 많이 유치했다.

만기가 계속 돌아오고 있는데 반해 은행은 돈을 굴리 데가 없다.

높은 금리를 주면서 예금을 유치할 수가 없다.

상반기까지는 예금금리의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Q) 예금이자에 비해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속도가 늦은 까닭은.

A) 예금금리는 고정이율인데 비해 대출금리는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금융기관이 예전에 받았던 고금리 예금의 이자를 주기 위해 대출이자를
바로 내릴수가 없다.

수입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금이자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볼때 자금조달비용이다.

고금리예금이 어느정도 해소된 후에야 대출금리를 내릴수 있다.

Q) 대부분 은행들이 신규 대출에는 낮은 금리를 적용하면서도 기존 대출
에는 높은 금리를 부과하고 있다.

A) 대출금리는 은행의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에 따라 바뀐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있다.

대신 "스프레드"라고 불리는 마진만 조정한다.

스프레드는 고객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

신규대출자에게만 금리하락 혜택이 돌아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Q) 우대금리를 그대로 두고 왜 스프레드만 내리는가.

A) 예를들어 여신 30조원인 은행의 경우 우대금리를 1% 내리면 이자수입이
한꺼번에 연간 3천억원이나 감소한다.

그러나 스프레드를 차등화하면 부담을 크게 줄일수 있다.

Q) 기존대출의 금리를 낮출수 있는 방법은 없나.

A) 고금리대출을 상환하고 저금리로 다시 대출받는 방법이 있다.

최근들어 은행에 대출금리를 낮추어 달라고 요구할 고객이 많은데 대부분
이같은 방식을 택하고 있다.

Q) 우대금리는 어떻게 결정되나.

A) 은행마다 독자적으로 정한다.

일반적으로는 자금조달비용에 고정비용(예금보험료 지급준비금 일부 업무
비용 등)을 합한 수준에서 결정된다.

대부분 은행의 우대금리가 연 9.5%이다.

Q) 대출이자는 변동하는데 비해 예금이자는 왜 확정이율을 적용하는가.

A) 고객의 부담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그렇게 해왔다.

예금이자는 은행이 주기 때문이다.

금리가 내리더라도 고객에게 약속한 이자를 계속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확정이율을 선택한 것이다.

반면 대출이자는 고객이 내야 한다.

시중금리의 하락에 따른 혜택을 고객이 받도록 하기 위해 변동이율을
선택했던 것이다.

Q) 하지만 지난해처럼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때에는 이자부담을 고스란히
고객이 떠안게 되는 문제가 있지 않은가.

A) 시중금리의 변화가 대출이자에 반영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위험이
크다고 할수 있다.

조흥은행이 최근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해서 확정이율을 적용한 대출상품을
내놓았으나 거의 모든 대출이 변동금리를 택하고 있다.

이를 회피(헤지)할수 있게 하려면 고정금리 대출상품이 개발돼야 한다.

대출을 중도상환할때 해지수수료가 부과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고정대출상품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은행관계자들은 말한다.

Q) 예금과 대출간 이자율차이(예대마진)가 크게 벌어졌는데.

A) 지난해말 예대마진이 4.5%포인트까지 높아졌으나 최근들어 4%포인트
수준으로 다시 낮아졌다.

올해들어 매달 0.2~0.3%포인트 정도씩 낮아지는 추세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