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 신임종정은 후배 승려들에게 늘 공부하라고 다그치는 엄한 선생으로
통한다.

그만큼 수행을 중요하게 여긴다.

지난해 백양사에서 열린 무차선회 법어를 통해서도 "어제와 오늘도 이렇게
공부를 안하고 지나가니 죄와 허물이 하늘에 넘칠 정도다"고 질타했다.

혜암은 종단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앞장 서서 문제 해결에 나서곤 했다.

94년 개혁종단이 들어서는 데에 견인차 역할을 했고 정화개혁회의가
출범했을 때도 단호하게 "종헌 종법 고수"를 선언해 현체제를 구성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혜암은 1920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26세때인 46년 7월 해인사에서
출가했다.

일본에 건너가 동양철학을 공부하면서 불교서적을 탐독하다가 일본의 유명한
선승 일휴선사의 어머니의 유언서를 읽고 나서 출가를 결심했다고 한다.

46년 효봉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48년 상월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각각
수지했다.

이후 수십년간 장좌불와를 해왔으며 특히 일중일식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83년 해인총림 수좌와 93년 해인총림 방장, 94년 원로회의 의장등을 지냈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일자 ).